2016년 통계청 인구 통계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평균 기대 수명이 82.4세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10년 전인 2006년과 비교하면 약 3.6세 높아진 것인데요. 이러한 추세라면, 우리가 말로만 듣던 ‘100세 시대’도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을 것 같습니다.
평균 기대 수명이 높아지면서 현대인들은 단순히 오래 사는 것만을 기대하지 않습니다. 나이가 들어도 건강하고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죠. 노년이 되어서도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뼈’와 ‘근육’의 건강이 중요한데요. 오늘 강북삼성병원 블로그에서는 정형외과 박재형 교수와 젊었을 때부터 잘 관리해야 하는 ‘고관절(엉덩관절)’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대표적인 고관절 질환부터 질병의 치료 및 예방법까지 함께 살펴보시죠!
고관절이 뭐길래?
우리의 체중을 지탱하고 걷고 뛰는 등의 다리 운동을 가능하게 하는 고관절은 우리 몸의 사타구니 부위 양쪽에 위치해 있습니다. 고관절은 두터운 관절막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볼-소켓 형태로 되어 있어 운동 범위가 크고 매우 안정적인 관절인데요. 그러나 외부의 커다란 압력을 받으면 관절이 빠지거나 관절 주위에 골절이 빈번히 발생하죠.
인간의 기본적인 신체활동인 걷고, 뛰는 것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고관절이 손상되면 환자들은 큰 불편함을 느낄 수 밖에 없는데요. 고관절 질환이 심각한 경우에는 걷고, 뛰는 것은 물론, 잠시 서있는 것조차 어렵다고 합니다.
20대부터 80대까지,
소리 없이 찾아오는 고관절 질환
보통 고관절 질환이라고 하면 노년층에서 자주 발병하는 질환으로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고관절 질환은 20대부터 80대까지 폭넓게 발병하는데요. 다만, 연령에 따라 발병하는 질환이 조금씩 다를 뿐이죠.
대표적인 고관절 질환으로는 ‘퇴행성 고관절염’과 골조직의 혈액 순환 장애로 인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있습니다. 퇴행성 고관절염은 노화와 과체중 등으로 고관절이 마모되어 통증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일반적으로 노년층 자주 발견되는데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고관절의 상단부인 대퇴골두의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뼈 조직이 괴사되는 질환으로 20~50대의 비교적 넓은 나이에서 발견됩니다.
박재형 교수에 따르면, 이 질환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으나 과도한 음주와 스테로이드제 사용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노년층보다는 젊은 층에서 더 많이 발병한다고 하는데요. 박 교수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발병 초기에는 증상이 없다가 병이 진행될수록 움직이거나 양반다리를 할 때 사타구니 부위의 통증을 느끼게 된다”고 말했습니다.
고관절이 보내는 위험신호, ‘C 싸인’
일반적으로 고관절 질환이 발병한 초기에는 어떠한 증상이나 통증이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환자들은 대부분 엉덩이나 골반, 사타구니 등의 통증이 나타난 다음에서야 병원을 찾는데요. 사실 엉덩이나 골반, 사타구니 등의 통증은 고관절 질환 외에 허리디스크나 협착증 등에서도 나타날 수 있어 환자 자신이 고관절 질환인지 아닌지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박재형 교수는 “보통 고관절이 아프다며 찾는 환자분들 중에는 엉덩이 통증을 느껴 병원을 찾으시는 분들이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고관절 질환은 사타구니 쪽에 나타나는 통증에 더 가깝다”고 말했는데요. 박재형 교수는 “한 손으로 하트모양을 만들 듯, 손을 ‘C 모양’을 만든 다음 엄지와 나머지 손가락으로 사타구니를 감싸 잡히는 곳에 통증이 있다면 고관절 질환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외에도 박재형 교수는 “양반다리 검사, 한발 들고 뛰기 등을 통해 고관절 질환 여부를 자가진단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고관절 질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양반다리 검사(혹은 패트릭 검사, Patrick Test)는 환자가 누운 상태에서 통증이 있는 쪽의 고관절을 양반다리를 한 후 검사자가 반대쪽 고관절을 한 손으로 고정하고 한 손으로는 무릎을 눌러서 고관절에 통증이 발생하는지를 보는 검사입니다. 이때 통증이 있으면 고관절에 질환이 있을 가능성이 높은데요. 검사자가 없을 경우에는 혼자 양반다리를 한 다음 통증이 있는지 확인해봐도 됩니다.
한발 들고 뛰기 역시 고관절 질환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됩니다. 고관절 질환이 의심될 경우, 아픈 고관절 쪽 발로 살짝 뛰어 통증이 발생하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데요. 한쪽 발에 체중이 실렸을 때 심한 통증을 느끼면 고관절 질환일 가능성이 있다고 하네요.
닳고 약해진 고관절,
해답은 ‘인공관절’
고관절 질환은 대부분 노화나 강도 높은 운동, 과체중 등으로 고관절이 마모되어 발생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번 닳은 고관절은 되돌릴 수 없기에 대부분의 고관절 질환은 인공관절을 삽입하여 치료하는데요. 박재형 교수는 “퇴행성 고관절염의 경우, 뼈 구조에 이상이 원인이라면 발병 초기에 절골술을 시행할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고관절염이 상당 부분 진행되었을 때에는 연골을 재생시킬 수 있는 방법이 없어 인공관절을 삽입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그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의 경우에도 초기의 젊은 환자라면 대퇴골두 천공 수술을 통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지만, 병이 많이 진행된 경우에는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을 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인공관절 수술 후에는 인공관절이 마모되지 않도록 잘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박 교수에 따르면, 인공관절 수술 후에는 좌식 생활 보다는 입식 생활을 하는 것이 좋으며 헬스나 필라테스 등의 동작을 통해 고관절 외전근 강화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고 하는데요. 고관절 외전근을 강화시키는 운동법인 ‘Clam Shell 운동’, ‘Side Leg Lift 운동’, ‘Side Walk 운동’을 1회 50~100회 정도 반복해 주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합니다.
Clam Shell 운동
1. 옆으로 누운 상태에서 무릎을 굽힌다. 어깨-골반-발뒤꿈치는 일직선 상에 놓는다.
2. 발끝 날은 붙여준 채로 무릎을 조개가 입을 열 듯이 열어준다.
Side Leg Lift 운동
1. 양쪽 발목에 밴드를 가볍게 묶어 두고 정렬에 맞춰 발끝부터 정수리까지 일직선으로 눕는다.
2. 내쉬는 호흡에 위쪽 다리를 가볍게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으로 들어 올린다.
Side Walk 운동
1. 다리를 어깨너비 정도 벌리고 스쿼트 하듯 엉덩이를 빼고 살짝 앉는다.
2. 발의 일정 간격을 유지하며 다리를 벌려 옆으로 걷는다.
3. 반대쪽 다리도 움직여주며 이동한다.
마지막으로 박재형 교수는 "고관절 질환의 경우, 수술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아 환자들이 그에 대한 공포 때문에 질병을 더욱 키워 위험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수술에 대한 두려움을 버리고 큰 병원에 방문해 정확한 진단을 받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고관절 건강을 위한 가장 빠른 길"이라고 조언했는데요. 수술이나 치료, 통증에 대한 공포 때문에 치료를 꺼리기보다 전문의 상담을 통해 자신의 질병에 대해 정확히 아는 것이 빠른 치료에 더욱 효과적일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박재형 교수와 함께 미운 우리 고관절에 대해 알아봤는데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신체활동을 가능하게 해주는 고관절! 우리의 몸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만큼 고관절 질환에 대한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강북삼성병원 블로그 독자 여러분도, 고관절 통증을 "나이 들면 다 아픈 거야.."하고 넘기지 마시고, 몸이 나에게 보내는 신호를 잘 파악하여 적시에 치료하시길 바랍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