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등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를 위해 항TNF제제(생물학적 제제)가 국내에 도입된 지 10년이 넘은 지금, 약제의 효과가 점점 떨어져 치료를 중단하는 경우를 흔히 보게 됩니다. 초기에 치료를 시작한 환자 중 현재도 약효가 유지되어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는 경우는 약 30-40%정도에 지나지 않아 새로운 약제의 필요성이 절실해지고 있습니다.
올해 9월부터 승인을 받은 베돌리주맙(Vedolizumab)과 최근 전세계적으로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는 약물 중 기대를 받고 있는 몇 가지를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베돌리주맙(Vedolizumab)
장염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려면 염증세포가 혈관벽 밖으로 배출되어 장점막으로 이동을 해야하는데 베돌리주맙은 염증세포 표면의 α4β7 인테그린이란 물질을 차단해서 염증세포가 혈관 밖으로 배출되지 못하게 차단하여 장염을 치료하는 약물입니다.
이 약의 장점은 장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면역기능을 억제하는 부작용이 없어 감염병이나 암발생률을 증가시키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또한 과거에 심한 감염병이나 암 치료를 받았던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약효가 나타나기까지 수 개월이 걸린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베돌리주맙과 비슷한 기전을 가진 약물로 에트로리주맙(Etrolizumab)과 항매드캠제제가 3상 임상 시험 중이고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오자니모드(Ozanimod)
오자니모드라는 약물은 말초림프절에서 생성된 림프구가 혈관으로 이동하지 못하게 하여 장염을 치료하는 경구용 약물로 궤양성 대장염 치료에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드물긴 하지만 심장박동수를 느리게 하여 일부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 경우 사용할 수 없지만 그 외에 거의 부작용이 없어 효과적이면서도 안전한 약물로 큰 기대를 받고 있습니다.
유스테키누맙(Ustekinumab)
유스테키누맙이란 약물은 인터루킨 12와 인터루킨 23라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을 차단하는 약물로 크론병에서 매우 좋은 효과를 보이고 감염증 등의 합병증도 증가시키지 않아 안전한 약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토파시티닙(Tofacitinib)
JAK억제제인 토파시티닙은 궤양성 대장염에 매우 빠른 효과를 나타내는 경구용 약물로 거의 출시가 임박해있습니다. 부작용으로는 고지혈증과 감염증을 주의해야 합니다.
몽게르센(Mongersen)
SMAD7을 차단하는 몽게르센이라는 약물은 크론병에서 치료 시작 2주만에 큰 효과가 있음이 입증되어 현재 3상 임상시험 중입니다.
면역억제제나 항TNF제제 치료에 효과가 없어 고통을 받고 있는 많은 환우들을 위해 하루 빨리 효과적이고 안전한 약물이 출시되기를 기대하며, 지금까지 소개한 에트로리주맙, 항매드캠제제, 오자니모드, 유스테키누맙, 토파시티닙, 몽게르센 등은 국내에서 강북삼성병원을 비롯한 몇몇 병원에서 3상 임상시험이 진행중임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