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이팅게일 선서]
나는 일생을 의롭게 살며 전문 간호직에 최선을 다할 것을
하느님과 여러분 앞에 선서합니다.
나는 인간의 생명에 해로운 일은 어떤 상황에서도 하지 않겠습니다.
나는 간호의 수준을 높이기 위하여 전력을 다하겠으며,
간호하면서 알게 된 개인이나 가족의 사정은 비밀로 하겠습니다.
나는 성심으로 보건의료인과 협조하겠으며,
나의 간호를 받는 사람들의 안녕을 위하여 헌신하겠습니다.
나이팅게일 선서를 통해 ‘백의의 천사’의 길을 걷는 간호사들은 주로 환자를 직접 돌보는 일을 한다. 하지만 환자를 직접 돌보는 일 외에도 환자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직무에서 도움을 주는 간호사들도 있다. 오늘은 다방면에서 환자의 안녕을 위해 노력하는 또 다른 나이팅게일을 소개한다.
모든 병원용 소독 물품을 직접 챙긴다, ‘중앙 공급실 간호사’

세척 가능한 모든 물품을 중앙 공급실 담당 간호사가 직접 관리한다.
상처 소독은 물론 수술에 사용되는 세척 가능한 물품은 중앙 공급실을 통해 순환된다. 한 개씩 별도로 사용되는 핀셋에서부터 목적에 맞춰 개수와 종류를 달리하고 있는 수술세트까지 전문교육을 받은 간호사들이 직접 관리하고 있다. 각 진료과의 프로세스와 진료 목적을 정확히 알고 있어야 원활하게 물품을 지원해줄 수 있기 때문에 임상경력도 요구된다.
강북삼성병원 중앙 공급실 황혜숙 수간호사는 “일반인의 눈에 띄는 곳은 아니지만 중앙 공급실은 환자 건강관리에 직결되는 귀중한 존재”라며, “환자의 건강을 위해 소중한 일을 한다는 사명감을 갖고 업무에 임한다”고 설명했다.

간호사들이 정확한 물품 세척과 소독을 통해 감염을 예방한다.
가위나 집게 등 작은 물품부터 응급 시 사용하는 각종 시술 도구까지 수십 가지 물품이 필요한 중환자실의 경우 중앙 공급실의 협조가 중요하다. 강북삼성병원 중환자실 정상이 수간호사는 “중앙 공급실 간호사들은 긴박하게 돌아가는 의료 현장에 필요한 물품을 적절하게 공급해주는 고마운 존재”라고 말했다.
정확하고 객관적으로 처리한다, ‘보험팀 간호사’
보험팀은 의료기관에서 발생하는 진료비의 적정성 심사와 보건의료 관계기관의 적정성 평가에 대해 신속하게 대응하는 부서다. 병원에서 발생하는 모든 의료 수가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하고 있는데, 이때 적정성을 확인하고 객관적인 증빙자료를 첨부하는 업무를 보험팀에서 진행하고 있다.

보험 업무는 의료보험의 정확한 기준과 진료 현장에서의 상황 이해가 필수다. 이 때문에 병동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보험 심사 전문간호사들이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약 2,300여 명의 간호사들이 보험 심사 업무를 맡고 있으며, 강북삼성병원 보험팀에는 12명의 간호사들이 근무하고 있다. 평균 임상경력 5년 이상, 병원 근무 20년의 베테랑 간호사들이다.

강북삼성병원 보험팀 최화선 팀장은 “진료 시 발생하는 보험 수가가 올바르게 적용되도록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외래 진료 시 실시간 보험 심사를 통해 환자와 병원 모두 불이익 없이 치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의 문턱을 낮춘다, ‘진료협력센터 간호사’
환자 사정으로 병원을 옮길 경우, 보호자 입장에서는 서류 준비부터 환자 이송까지 챙겨야 할 것이 많다. 갑작스러운 상황으로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빠르고 편리하게 처리를 돕는 전담 부서가 바로 진료협력센터다.
이곳에서 상주하는 간호사는 전문적인 의료 상담을 통해 의뢰 환자에 대한 초진 접수절차 대행과 안내, 신속한 진료 제공, 진료 경과에 대한 회신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진료협력센터 간호사가 입원에 필요한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 진료협력센터에 근무하는 이혜민 간호사는 최근 건강검진을 하고 신장기능 수치가 좋지 않아 본원으로 의뢰받은 환자를 즉시 입원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 이 간호사는 “불필요한 단계를 생략하고 빠른 진료를 받을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것이 저희들의 임무”이라며, “환자들이 치료를 잘 받아서 퇴원을 위해 병원 이동관련 상담을 할 때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환자와 보호자의 행복을 챙긴다, ‘환자 행복파트 간호사’
환자들의 건강에 대한 걱정과 스트레스는 작은 문제도 불평으로 연결되기 쉽다. 이런 환자를 대하는 보호자 역시 겉으로 드러낼 수 없는 감정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 환자와 보호자 사이에 꼭 필요한 곳이 바로 환자 행복파트다.

환자를 위한 음악회를 진행 중인 환자 행복파트 간호사들
강북삼성병원 환자 행복파트의 윤정아 파트장은 만인의 연인으로 불린다. 병동과 구매팀을 두루 거친 23년차 배테랑 간호사인 윤정아 파트장은 병원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되는 VOC 처리부터 원내 환자를 위한 이벤트 행사까지 직접 기획하고 있다. 지루한 병원 입원 기간 동안 환자들이 쉽게 동참할 수 있는 사진전이나, 병원 직원들이 재능기부로 참여하는 음악회까지 병원을 찾는 모든 이들을 위한 행복 이벤트를 준비한다.

환자 행복파트가 준비한 작은 음악회 공연 모습
환자 행복파트 권영구 수석은 “간호사들은 다년간 임상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환자들의 입장에서 업무를 처리할 수 있는 공감능력을 지녔다”고 평가하며 현장 간호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꼭 필요한 당신! ‘남자 간호사’

강북삼성병원에는 약 50명의 남자 간호사가 근무하고 있다. 사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남자 간호사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 때문에 중환자실이나 응급실 등 주로 특수파트에서 근무를 해왔다. 하지만 남자 간호사 특유의 근성으로 꾸준히 영역을 확대한 결과, 이제는 일반 병동과 혈관조영실 등 여러 분야에서 남자 간호사를 쉽게 볼 수 있다.

강북삼성병원 신경외과 전문간호사로 근무하는 양태영 간호사는 수술 보조와 처치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양 간호사는 “장시간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수술의 경우 체력 조건이 좋은 남자 간호사가 투입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남성들의 듬직함과 여성들의 섬세함이 만나 간호 업무에서 높은 시너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강북삼성병원에서 전라남도 해남까지 자전거 종주를 진행한 조성훈 간호사 (오른쪽에서 두 번째)와 남자 간호사회 동료들
강북삼성병원 혈관조영실에 근무하는 조성훈 간호사는 남자 간호사회와 함께 환자들을 위한 이벤트를 진행해 화제다. 2년전 혈액암으로 돌아가신 아버지의 기일을 맞아 강북삼성병원에서 전라남도 해남까지 약 500km를 자전거로 종주했다. 남자 간호사회에서는 km당 1천 원씩 후원하며 조 간호사에게 힘을 보탰다. 조성훈 간호사는 “아버지와, 지금도 힘들어 하고 있을 환자 가족을 생각하며 달렸다”고 말했다. 그는 동료들의 정성을 모은 성금 200만 원을 사회사업실에 암환자를 위한 의료비로 전달했다.

강북삼성병원 박미란 간호본부장
강북삼성병원 박미란 간호본부장은 “간호사들의 특성은 강한 모성애와 유연한 위기상황 대처 능력”이라며, “각 부서에서 전문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간호사들이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조직문화를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우리가 알지 못했던 많은 나이팅게일은 이처럼 다양한 곳에서 환자와 보호자, 그리고 동료들을 위해 묵묵히 일하고 있다. 이들의 숨은 노력은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가능하게 만드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글/사진 : 강북삼성병원 수원건진센터 박지영 수간호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