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다도 얼릴 정도의 추위가 전국 곳곳을 꽁꽁 얼렸다. 내복을 챙겨 입는 사람부터 핫팩을 사용하는 사람까지 각자마다 다양한 방법으로 추위를 이겨내고 있다. 이 가운데 유독 겨울만 되면 고통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심지어 차가운 손 때문에 악수할 때 상대방을 깜짝 놀라게 하는 경우도 있다. 따뜻한 실내에 있어도, 마우스를 잡은 손이 시리고 저려 연신 주무르곤 한다. 장갑, 핫팩, 털실내화, 수면양말을 사용해보지만 일시적일 뿐, 별 효과를 보지 못했다.
수족냉증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한 온도에서 손이나 발에 지나칠 정도로 냉기를 느끼는 병이다. 한해 10만명 이상의 환자가 수족냉증으로 병원을 찾고 있다. 남자보다는 여자에게서 더 흔하게 나타나며, 특히 마른 체형의 40-50세가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다양한 수족냉증의 원인
수족냉증은 왜 일어나는 걸까? 단순히 추위에 민감하다거나,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는다고 치부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그 원인은 굉장히 다양하다. 대체로 추위 등 외부자극에 대해 민감하게 반응, 교감신경계에 이상이 있을 때 수족냉증이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교감신경계가 지나치게 활성화될 경우, 손발이 차고, 땀이 많이 나며, 소화가 잘 되지 않고, 가슴이 두근거리게 된다.

수족냉증이 다른 질병으로 인해 생긴 증상 중 하나일 때도 있다. 레이노 병, 버거씨 병처럼 말초혈액 순환장애(동맥경화)를 일으키는 경우가 그렇다. 이 경우 혈액공급 자체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아 손발이 저리거나 시린 증상이 나타난다. 말초신경질환인 당뇨병, 추간판탈출증, 손목터널증후군을 겪고 있을 혹은 섬유근육통, 류마티스 질환 등 결체조직 질환을 겪고 있을 때 수족냉증 증상이 발생한다.
가능성 있는 다른 원인들로는 임신이나 출산, 폐경과 같은 호르몬 변화,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 긴장이 있다. 경구피임약, 일부 고혈압약(베타차단제), 편두통약 등 약물 부작용인 경우다. 또 담배를 피울 경우 더 잘 나타나기도 한다. 이처럼 수족냉증의 원인은 다양하기 때문에 정확한 의학적 평가를 통해 체계적인 진단이 필요하다.
수족냉증 완화를 위한 건강생활수칙

그렇다면 수족냉증을 완화하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중요한 방법은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다. 차가운 손발뿐만 아니라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해야 한다. 몸의 어느 한 부분이 추위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모자, 귀마개, 목도리, 양말, 장갑 등 가능한 모두 사용해 여러 겹을 겹쳐 입어서 체온을 유지시키자. 빨래나 설거지 시에 고무장갑을 착용하며 따뜻한 물을 이용한다.
또 혈액순환에 도움이 되지 않는 몸에 꽉 조이는 옷을 피해야 한다. 동맥경화를 일으킬 수 있는 포화지방과 트랜스지방이 과다한 음식물 섭취도 피해야 한다.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는 어류나 식물성 지방을 주로 섭취하도록 한다. 가벼운 스트레칭, 유산소 운동과 반신욕, 족욕이 혈액순환에 도움이 된다.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금연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되겠다.

흔히 손발이 차면 수족냉증에 좋다는 음식을 찾거나 민간요법을 동원하게 된다. 생강, 마늘, 대추, 계피, 후추 및 달맞이꽃종자유(감마리놀렌산), 홍삼 등의 건강기능식품으로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수족냉증은 다른 질환의 신호일 수 있다. 따라서 원인에 대한 고찰이 필요하다. 손과 발이 차가운 것을 넘어 저림, 아픔, 감각둔화, 희거나 푸른색으로 색깔변화가 느껴질 경우에는 반드시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마음도 따뜻하고 손발도 따뜻한 겨울이 되길 바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