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직장인 B씨는 최근 심한 피로감에 시달리고 있다. 수개월 전부터 매일 서너 차례 설사가 지속되어 나타났고 가끔 복통도 느껴 약국에서 위장약을 사서 복용했다. 잦은 회식 탓에 장염이라는 생각이 들어 한동안 식단관리도 했다. 그런데 근무 중 갑자기 배가 아파 화장실에 갔더니 혈변이 나오기 시작했다. 이에 놀란 B씨는 당장 병원을 찾아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았고 그는 ‘궤양성 대장염’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직장인들은 업무와 인간관계에 시달리며 스트레스에 노출되기 쉽습니다. 또한 잦은 음주로 위장병을 앓고 있는 직장인도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복통과 설사가 나타나면 대부분 단순 장염이라고 생각합니다. 궤양성 대장염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피로, 스트레스로 인한 우리 몸의 면역력 교란이 하나의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직장인들은 궤양성 대장염 위험에 노출되기 쉬운 상황에 놓여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오늘은 염증성장질환 연구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 박동일 교수와 함께 궤양성대장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잦은 복통, 설사가 발생한다면 궤양성 대장염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회복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위장약을 복용하고 끝내는 상황이 발생한다면 병을 더 키울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궤양성 대장염이란?
궤양성 대장염이란 만성염증성장질환의 일종으로 대장에 염증 또는 궤양이 다발적으로 생기는 질환입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주로 30대 전후에서 흔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서구에서 주로 발병하던 질환이었으나 최근에는 우리나라, 아시아 국가에서도 점차 발병이 급증하고 있다. 이는 점차 서구화되고 있는 생활 습관들이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입니다.
초기 증상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단순 장염과 크게 다르지 않지만 설사, 혈변 등의 증상이 수개월간 지속되는 동안 방치되었을 경우 여러 가지 약물치료에 반응이 없어 어쩔 수 없이 대장 전체를 절제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비슷한 염증성장질환인 크론병과의 차이점은, 크론병이 입부터 항문까지 전체 위장관에 염증이 발생할 수 있는 반면 궤양성 대장염은 염증이 대장에만 발생하게 된다는 것입니다.
염증성 장질환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범위 입부터 항문까지 위장관 어디에나 발생 대장에만 국한되어 발생 특징 장벽 전체에 깊이 침범 염증이 군데군데 생김 장벽의 표면을 얕게 침범 염증이 연속적으로 생김 주요 증상 복통, 체중감소, 항문, 누공, 설사 혈변, 설사, 복통, 식욕, 감퇴 항문 질환 동반 흔하게 동반 : 치열, 치루, 농양 드뭄 흡연과의 관계 흡연자에서 더 많이 발생 큰 연관성 없음
크론병 궤양성대장염
궤양성 대장염의 원인
아쉽게도 궤양성 대장염의 원인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궤양성 대장염이 자주 발생할 수 있는 유전적 소인을 갖고 있는 사람이 특정한 환경적 요인에 노출되거나 장내 미생물총(叢)에 변화가 생겨 발생하는 대장 내 과도한 면역반응이 주요 발병 요인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아시아에서 발병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서구화된 식습관이 아마도 가장 중요한 환경적 요인일 것으로 추정됩니다.
궤양성 대장염의 증상
발병하게 되면 보통 점액이 섞인 혈변 또는 묽은 변, 잦은 설사가 하루에 수 회부터 수십 회 반복될 수 있습니다. 또한 심한 복통, 탈수, 피로, 체중 감소, 발열 등의 증상이 동반됩니다. 항문에 인접한 직장에서 시작되어 점차 안쪽으로 진행되는데, 염증이 흩어지지 않고 모두 연결이 된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또한 만성 출혈에 의해 빈혈 증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러한 대장 증상 외에도 관절염, 경화성담관염, 안구염증, 피부병 등이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증상은 서서히 시작해서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지만 초기엔 상당히 오랜 기간 증상이 없는 경우도 있습니다. 직장에만 병적인 변화가 나타난 경우엔 치료 결과가 비교적 양호하여 약물치료만으로도 증상이 잘 조절될 수 있지만, 치료를 소홀히 하여 직장 이상의 부위로 염증이 넓어지면 치료가 점점 어려워지고 특히 전체 대장에 염증이 있는 경우엔 10년 이상 경과한 후 대장암이 잘 발생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오랜 시간 동안 궤양성 대장염을 앓는 경우에는 1-2년마다 대장내시경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궤양성 대장염의 진단과 치료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검사를 병행해야 합니다. 병력을 듣고 진찰을 한 후 혈액검사와 함께 대장내시경검사로 장의 내부를 관찰합니다. 대장내시경 검사 시 직장을 침범하여 연속적으로 나타나는 점막의 부종, 혈관 소실, 궤양 등이 발견될 수 있습니다. 이때 반드시 조직검사를 시행해서 만성염증 소견을 확인해야 하며, 비슷한 내시경 소견을 보일 수 있는 몇 가지 질병과의 감별도 필요합니다.
<약물적 치료>
가장 일반적인 치료법은 약물치료입니다. 염증(질병활성도)의 강도와 염증의 범위에 따라 항염증제(설파살라진, 메살라민)나 부신피질호르몬제로 치료를 시작합니다. 추후 환자의 상태에 따라 면역억제제, 생물학적 제제 등을 적절히 사용한다. 시중에 경구약, 좌약, 관장약, 주사제 등의 여러 형태로 시판되고 있습니다.
장기간 약물치료를 할 경우 이러한 약물치료로 인해 간기능장애, 백혈구감소증, 빈혈, 피부발진, 기회감염(결핵, 간염, 기타 바이러스 질환), 악성종양(피부암, 림프종 등)과 구역질, 속쓰림 등의 위장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적절한 약을 선택하고 약의 부작용을 주기적으로 모니터링 받는 것을 권고합니다.
<수술적 치료>
수술로 인한 후유증이 크기 때문에 약물요법만으로 치료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을 때 수술적 치료를 시행하게 됩니다. 수술은 대장 전체를 절제하고 회장을 이용해 주머니 모양의 회장낭을 만들어 항문에 연결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