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팥(신장)은 양쪽 배 안의 등 가까운 부분에 위치하는 장기로 정상인은 왼쪽과 오른쪽에 각각 1개씩 2개를 가지고 있습니다. 등 혹은 옆구리의 통증 시에 콩팥 질환을 의심하는 것은 이러한 이유 때문입니다.
정상 콩팥의 길이는 10~12cm, 무게는 150g 내외로 강낭콩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콩팥은 흔히 알고 있듯이 우리가 섭취한 영양소의 대사과정에서 발생하는 여러 노폐물을 소변을 통해 배설하는 중요한 기능을 하고 있으며, 그 외에도 수분 및 전해질 조절, 산-염기 상태 조절, 혈압 조절, 비타민D 활성화 및 튼튼한 뼈의 유지, 적혈구 생성 조절 등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습니다.
만성콩팥병은 이러한 기능을 하는 신장이 손상되거나 그 기능이 감소하는 증상을 말합니다.
만성콩팥병의 진단
콩팥병은 상당히 진행하기 전에는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으므로 적절한 조기 선별 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혈뇨 및 단백뇨(알부민뇨)를 확인하기 위한 소변검사와 사구체여과율을 측정하기 위한 혈액검사는 콩팥병을 확인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선별검사입니다.
사구체여과율이란 콩팥이 혈액을 여과하는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90~120ml/min 정도가 정상 범위입니다. 만성콩팥병이란 콩팥 손상을 나타내는 혈뇨, 단백뇨 혹은 사구체여과율 감소(<60ml/min)가 3개월 이상 지속될 때 진단할 수 있으며, 당뇨병, 고혈압, 사구체신염 등이 주요 원인입니다. 한 연구에 서는 우리나라 대도시 성인 인구의 13.8%가 만성콩팥병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2011년 대한당뇨병학회 자료에 의하면 국내 당뇨병 환자 중 28.3%가 알부민뇨(알부민이 신장에서 정상적으로 걸러지지 않아 소변으로 배출되는 현상)를, 10%는 사구체여과율의 감소를 동반하고 있었습니다.
또한 2013년 대한신장학회 말기신부전 등록자료에 의하면 투석 등의 신대체요법을 받는 환자 중 48%가 당뇨병이 콩팥병의 원인으로 추정되었습니다. 이미 투석을 시작한 환자의 경우에도 당뇨병으로 인한 투석환자는 다른 원인 질환 환자에 비해 낮은 생존률을 보입니다.
(10년 생존률: 당뇨병, 36.9%; 고혈압, 62.6%; 사구체신염, 73.5%) 이렇듯 당뇨병과 만성콩팥병은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에 있으며, 이는 당뇨병 환자가 콩팥 기능에 대해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입니다.
만성콩팥병의 5단계
암을 진단 받았을 때 진행 정도에 따라 병기를 1기~4기로 나누듯이, 만성콩팥병은 검사소견을 바탕으로 진행 정도에 따라 1단계~5단계로 분류합니다.
단계가 진행할수록 부종 등의 자각 증상 발생이 증가하며 빈혈, 고칼륨혈증, 대사성산증 등 콩팥 기능 감소에 따른 합병증 또한 증가합니다. 뿐만 아니라 뇌졸중, 관상동맥질환 등 심혈관계 질환의 발생도 증가하게 됩니다. 만성콩팥병 단계에 따라 원인질환의 진단과 치료, 콩팥기능의 보호, 합병증의 치료, 심혈관계 위험인자의 조절, 투석의 준비 등 필요한 치료 또한 달라지게 됩니다.
일반적으로 만성콩팥병으로 인한 합병증의 전문적인 관리 및 신대체요법에 대한 준비를 위해 만성콩팥병 4단계에서부터는 신장내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을 것을 권합니다. 자신의 만성콩팥병 유무 및 진행 단계를 기억하는 것은 현명한 당뇨병 환자의 콩팥 합병증 관리를 위한 첫걸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