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리다”, “쥐 내린다”, “피가 안 통한다” 등은 누구에게나 나타나며 이런 증상이 지속돼도 단순히 혈액순환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흔하지만 생활에 지장을 주고 걱정을 유발할 수 있는 손발저림의 원인과 치료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손발저림의 다양한 원인
저림을 호소하는 사람은 주위에서 흔하게 볼 수 있지만 뇌졸중은 이보다는 훨씬 적은 것으로 보아, 적어도 뇌졸중이 저림의 주된 원인은 아님을 알 수 있습니다. 뇌졸중이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짐으로 인하여 뇌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갑자기 발생하고 몸의 한 쪽에서 나타나는 특징이 있습니다. 저림이 뇌졸중의 한 증상일 수는 있지만, 만약 저림이 양쪽으로 발생하고 오래 전부터 호전과 악화를 반복했다면 뇌졸중일 가능성은 적습니다.
그렇다면 “혈액 순환이 좋지 않아서” 저림이 발생한다는 생각은 옳은 것일까요? 손발이 저리면 의사들도 혈액 순환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는 경우가 종종 있으나 이걸로 손발 저림을 충분히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실제로 혈관이 좁아지거나 막히게 되면 손이나 발의 온도가 내려가고 창백해지며 조직의 허혈로 인해 저림 보다는 통증을 호소하게 됩니다.
손저림의 흔한 원인 손목굴 증후군 손목굴증후군 (수근관증후군 이라고도 불림)은 손바닥과 손가락의 감각을 담당하는 정중신경이 만성적인 압박을 받아 발생합니다. 이 정중신경은 손목의 손목굴을 통하여 손으로 들어갑니다. 여러 가지 이유로 이 손목굴이 좁아지거나 손목굴 압력이 증가하게 되면 정중신경의 혈액순환에 문제가 발생하고 신경이 손상됩니다.
손목굴증후군은 중년 여성에서 가장 흔하고 특히 식당이나 옷수선 업체와 같이 직업적으로 손을 많이 쓰는 분들께 빈번합니다. 요즘에는 어린 손주를 봐주면서 증상이 시작되었다는 분들도 있습니다. 주된 증상은 검지나 중지의 저림입니다. 자다가 손이 저려 잠을 깨고 손목을 털거나 주무르면 증상이 완화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입니다. 전화를 오래 받거나 버스 손잡이를 오래 잡고 있는 등 오랜 시간 손을 올린 상태에서 유발되는 경우도 흔합니다.
증상을 방치하여 손목굴증후군이 심해지면 손에 살이 빠지면서 근력이 약해질 수 있으므로 증상을 참기 보다는 적절한 시기에 병원에서 진단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가장 흔히 사용하는 진단 검사 방법은 신경전도검사/근전도검사로써 손목부위의 정중신경 손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초음파 검사로 손목 신경 압박 부위의 신경 부종을 확인하여 진단에 도움을 주기도 합니다. 초기 치료로는 약물 요법을 사용하면서 손목의 사용을 자제하도록 권유합니다. 손목 신경 주위에 스테로이드 또는 국소마취제를 주사하는 요법이 효과적인 치료이고 간단한 보조기를 이용하여 손목을 고정함으로써 신경 손상을 완화시키는 방법도 사용합니다. 직업과 관련되어 발생하거나 신경 손상이 심한 경우에는 손목굴의 압력을 감소시키는 수술이 필요합니다.
팔꿈치척골신경병
손목굴증후군보다는 훨씬 드물지만 신경압박에 의한 손저림의 다른 원인으로 팔꿈치척골신경병이 있습니다. 척골신경은 약지와 소지의 감각을 담당하며, 아침에 자고 일어나서 약지와 소지가 저린 경우가 많습니다. 팔꿈치에서 척골신경의 압박으로 증상이 유발되며 팔꿈치에 변형이 있거나 다친 경험이 있는 경우 발생하기 쉽고 팔꿈치가 장기간 또는 반복적으로 눌리고 손상 받는 경우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팔꿈치척골신경병도 심해지면 손의 근육이 마비되기 때문에 근전도검사를 통하여 진단 받고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목디스크 목디스크도 손저림의 주요 원인이며 저림과 함께 목이나 팔의 통증을 함께 호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목에서는 팔과 손으로 가는 신경이 나오는데 디스크가 이 신경을 누르게 되면 경추신경뿌리병이 발생해 손저림이 동반됩니다.
자려고 누우면 양쪽 다리의 느낌이 이상하여 잠을 잘 못 자고 뒤척이는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무릎에서 발목 사이에 증상이 있는데 환자들은 저리다고 표현하기도 하고 벌레가 기어가는 느낌이나 시린 느낌 등 말로 설명하기 힘든 불쾌한 감각이 발생한다고 설명합니다. 이는 다리를 주무르거나 다시 일어나 걸어 다녀야 불쾌감이 해소된다고 합니다.
이 경우에 하지불안증후군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가족 중에 비슷한 증상이 있을 수 있고 자다가 다리가 저절로 떨리거나 튀는 증상이 동반되기도 합니다. 뇌의 도파민 시스템의 장애, 뇌의 철분 대사의 문제로 설명할 수 있으며 수면장애의 흔한 원인이 되기도 해 삶의 질이 현저하게 떨어질 수 있습니다. 소량의 도파민효현제로 증상 호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신경과 의사의 적절한 도움을 받는 것이 좋겠습니다.
하지불안증후군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는 당뇨신경병에 의하여 양 발이 저린 증상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당뇨병 환자의 50% 이상에서 당뇨병 투병 중에 당뇨신경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형적인 당뇨신경병은 양쪽 발가락에서 저림과 감각이상이 시작됩니다. 수개월 혹은 수년에 걸쳐서 증상 범위가 확대되어 발 전체로 증상이 퍼질 즈음에는 손에도 유사한 증상이 발생합니다. 당뇨신경병은 당뇨발의 위험요인이기 때문에 적절한 관리가 필요하고 진행을 더디게 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혈당 조절이 가장 중요합니다.
손발저림은 이외에도 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발목굴증후군, 알코올신경병, 약물유발신경병 등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손발저림이 시작됐다면 혈액순환 장애에 의한 증상으로 대수롭지 않게 넘기기보다는 전문가와 상담을 함으로써 좀 더 빠르게 진단과 치료에 접근해 보는 것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