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중독은 병원성 미생물이나 독성 화확물질에 오염된 음식물을 섭취함으로서 발생하는 구토, 설사, 복통 등의 증세를 일으키는 임상증후군으로 보다 넓은 의미로는 음식물을 먹은 뒤 초래하는 모든 질병을 포함하기도 합니다. 원인별로 세균성 식중독, 자연물에 의한 식중독, 화학물질에 의한 식중독을 들 수 있습니다. 이제 본격적인 여름철을 맞아 주의해야 할 대표적 세균성 식중독에 대해 알아봅시다.
식중독으로 진단하기 위해서는 발병 전 72시간 이내에 같은 음식에 노출된 후 2명 이상의 환자에서 위에 언급한 급성 증상을 보여야 하며, 환자의 증상과 잠복기간이 원인을 추정하는데 중요한 열쇠가 됩니다. 음식물 섭취후 1~6시간의 잠복기를 가지며 구역, 구토가 주 증상인 경우는 S. aureus나B. cereus가 원인균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 경우는 이미 만들어진 장독소에 의하므로 잠복기가 짧고 발열은 비교적 적으며 보통 24시간 안에 자연히 회복 됩니다. 장독소는 내열성으로 끓여도 없어지지 않습니다. 따라서 끓여 먹는 것도 중요하지만, 식품 취급시 개인위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8~16시간의 잠복기를 보이며 주로 복통, 설사를보이는 경우에는 C. perfringens나B. cereus에 의해 체내에서 만들어지는 장독소가 원인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16~48시간의 잠복기를 가지며 발열, 복통, 설사를 보이는 경우에는 Salmonella, Shigella, V. parahaemolyticus 등에 의하며 원인균이 조직내로 침습되어 발병합니다. 16~72시간의 잠복기와 복통, 수성설사를 보이는 경우 enterotoxigenic E.coli, V. parahaemolyticus, V. cholerae, Salmonella, Shigella등이 원인일 수 있습니다. 중증의 콜레라인 경우 수성설사와 함께 구토, 근육 경련이 동반될 수 있으나, 다른 원인균의 경우 발열과 구토는 심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열이 없는 혈성 설사와 72~120시간의 긴 잠복기를 보이는 경우 E.coli 0157:H7 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습니다. 이 경우는 조직 침습이 아닌 시가양 독소(shiga-like toxin)에 의하며, 복통과 설사가 특징이고 차츰 혈성설사로 변합니다. 합병증이 없으면 발열은 대부분의 경우 동반되지 않습니다.
원인 식품으로 햄버거, 우유, 상추, 치즈, 무순 등이 밝혀져 있고, E.coli 0157은 열에 약한 만큼 식품 중심부위가 완전히 익도록 75도 이상의 더운 물에 1분 이상 끓이고, 고기는 완전히 익혀 먹습니다. 용혈성 요독증후군과 같은 중증합병증을 동반할 수도 있지만, 건강한 사람이 감염되면 별 증상없이 지나가기도 합니다.
식중독 치료원칙과 응급처치 방법
식중독에 의한 대부분의 급성 설사는 자연적으로 회복되며 특별한 치료가 필요하지 않습니다. 치료의 기본 방침은 탈수를 방지하고, 수분손실을 보충하는데 초점을 맞추어야 합니다. 수액제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경구수액요법으로 대체가 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장을 쉬게 한다든지 경구 섭취가 설사를 악화시킬 것이라는 생각으로 물도 못 먹게 금식하는 것은 잘못된 인식입니다.
다만 바이러스 혹은 세균성 장내 병원균 중 일부는 우유나 일시적인 락타아제 결핍에 따른 락토오즈 흡수장애로 생기기 때문에 우유나 락토오즈 함유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카페인이 cyclic AMP의 농도를 높여 수분 배설을 촉진시키기 때문에 카페인이 함유된 음식도 피해야 합니다.
경증의 설사는 집에서 마시는 카페인 없는 탄산 음료, 이온 음료, 과일쥬스 등으로 충분하지만, 탈수 증상이 있거나 설사의 양이 많은 경우는 이러한 음료가 대부분 고장액이면서 전해질이 적어, 설사로 소실된 양을 채우기는 부족합니다. 대신 글루코즈가 함유된 전해질 액이 좋습니다.
권장되는 경구 수분 보충액의 성분은 NaCl 3.5g, KCL 1.5g, NaHCO3 2.5g, 글루코즈 20g(설탕 40g)을 물 1L에 섞어 마시면 되고, 간단하게는 물 1L에 설탕 4 큰스푼, 소금 1작은 스푼을 섞어도 됩니다. 충분한 수분공급과 함께 증상에 따라 장운동 억제제를 사용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발열이 있거나 이질환자에서 이러한 장운동억제제의 투여는 독소의 배출을 막아 질환의 경과를 지연시키므로 금기가 됩니다.
설사가 1~2일 지나도 멎지 않을때, 복통과 구토가 심할 때, 열이 많을 때, 대변에 피가 섞여나올 때는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설사가 줄어들면 미음이나 쌀죽 등 기름기가 없는 담백한 음식부터 섭취합니다.
일반적인 식중독 예방수칙
1.모든 음식물은 익혀서 먹고 물은 반드시 끓여 먹습니다.
2.음식 조리전이나 먹기전, 화장실을 다녀온 후, 외출 후 반드시 손을 씻습니다. 특히 집단 급식이나 식당에서 식품을 취급하는 사람들은 반드시 음식을 다루기 전 20초 이상 비누로 손을 깨끗이 씻는 등의 위생교육과 보균자에 대한 사전점검 및 조치를 철저히 받아야 합니다.
3.날음식과 조리된 식품이 섞이지 않도록 따로 보관합니다. (식육이나 어패류 등은 비닐봉지나 용기에 넣어 냉장고에 보관)
4.날고기를 썰고 나서는 도마, 칼 등을 물로 깨끗이 씻은 후 다른 음식에 사용합니다.
5.부엌의 모든 표면을 깨끗이 합니다.(조리대, 도마, 칼, 행주 등은 소독과 함께 항상 청결유지)
6.파리,바퀴벌레, 곤충, 쥐, 기타 동물들에 음식이 오염되지 않도록 덮개를 해두고 남은 음식은 냉장고에 보관합니다.
7.냉동 육류는 완전히 녹인 후 조리합니다. 가능하면 냉장고 안에서 녹입니다.(세균이 번식할 위험이 그만큼 적어지기 때문)냉장, 냉동식품을 상온에 보존할 경우 식중독균은 급속히 증식하므로 냉장, 냉동 식품은 섭취 전단계까지 냉장상태로 유지되야 합니다.
8.생선을 손질할 때는 아가미. 내장 등을 제거한 뒤 흐르는 수돗물에 깨끗이 씻어 끓여 먹고 칼, 도마도 잘 소독합니다.
9.일반적으로 습도가 높으면 높을수록 식중독균의 증식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장마 철에 식중독 발생률이 높습니다.
이상으로 최근 발생이 급증하고 있는 식중독에 대해 간략히 알아 보았습니다. 응급조치법을 숙지하고 예방 수칙을 철저히 지켜 건강한 여름을 날 수 있도록 합시다.
강북삼성병원 소화기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