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의 옷차림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완연한 계절의 변화를 실감하게 됩니다. 이처럼 두꺼운 옷으로 몸을 보호하듯 마음의 준비도 필요합니다. 몸에만 감기가 오는 것이 아니라, 마음에도 감기가 오기 때문입니다. 바로 우울증이 그 것입니다. 계절적으로 바로 이 무렵 계절성 우울증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한 통계에 따르면 가을철에 우울증이 가장 많다고 합니다.
신경정신과에서는 이러한 우울증을 정도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아주 심각한 질병으로 간주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혼, 자살 등 극단적인 결말에 이르기도 하는 무서운 질병입니다. 이렇듯, 심리적 감기, 마음의 감기라고 불리는 우울증은 일시적인 증상일 수도 있으나, 자칫 방치해서 치료가 필요한 시기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계절도 우울증과 관계가 있나요?
가을만 되면 쓸쓸해지는 것은 나만의 느낌인가요? 떨어지는 낙엽만 봐도 눈물이 나려고 하고, 외로워서 누군가를 만나고 싶어집니다. 최근 이런 기분도 인체의 생체시계와 관련이 있다고 합니다. 또한, 생체시계는 일조량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일조량이 적어지는 가을에 이런 증상이 나타나게 됩니다. 일조량에 따라 인체는 멜라토닌이라는 호르몬의 양이 변하면서 생체리듬이 조절됩니다.
하지만, 일조량이 줄어들어 밤 시간이 길어지면 멜라토닌의 양이 늘어납니다. 이는 수면 조절 호르몬으로서 기분을 가라앉게 하는 우울증과 관련이 깊다는 것입니다. 그 외, 뇌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도파민, 노에피네프린 등의 불균형도 우울증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부가 우울증에 잘 걸린다?
여성들은 성호르몬의 변화가 심합니다. 임신, 출산, 폐경기 등을 겪으면서 호르몬의 심한 굴곡을 경험하게 됩니다. 이중 여성호르몬인 에스트로젠의 농도가 떨어지면 우울증에 빠지기 쉽습니다. 갱년기와 관련해 난포 호르몬이 급격히 감소하는 것도 우울증과 관련이 있습니다.
결혼과 육아에 대한 부담도 여성으로서는 스트레스가 됩니다.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감성적이라 쉽게 정신적인 상처를 받습니다. 남성중심의 사회에 임신과 육아로 사회참여 기회가 박탈되어 소외받기 쉽다는 것도 이유가 됩니다. 이런 것들이 주부 우울증, 산후 우울증 등으로 나타나게 됩니다.
우리 나라의 우울증 환자는 전국민의 5%정도지만, 30~40대가 전체 환자의 40%이며, 그 중 2/3이 여자라고 합니다. 결국 주부들이 가장 많은 빈도를 차지하며, 계절성 우울증의 60~90%라 주부라는 보고도 틀린 것만은 아닙니다.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