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시계나 벨트를 착용한 자리에 빨갛게 피부가 올라오는 경험을 해보셨을 겁니다. 이런 경우 피부과에서는 자극성 접촉 피부염이나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라는 용어를 씁니다. 접촉 피부염이란 외부의 어떤 물질이 우리 피부에 닿아 생기는 피부염인데, 특히 여성의 얼굴에서는 화장품에 의한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이 흔합니다.
우선 자극성 접촉 피부염은 일정한 농도의 원인물질과 자극이 있으면 대부분의 사람에서 접촉 후 한두 시간 내에 발생합니다. 화장품 이외에도 자극성이 있는 모든 접촉 물질에 피부염이 생길 수 있고 화끈거리고 가렵고 붉어지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반면에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은 원인 물질이 피부에 닿은 후 며칠이 지나야 가렵고 습진과 같은 증상이 발생합니다.
이렇게 알레르기의 원인이 되는 물질을 항원이라고 부르는데, 정상인에서는 피부염을 일으키지 않고 이 원인 물질에 감작된 특정한 사람에게만 피부염을 일으킵니다. 항원에는 향료, 방부제, 기제, 화학약품, 금속(귀걸이, 목걸이, 반지, 시계), 의류, 동물, 식물 등이 모두 가능하며 화장독은 색조화장품보다는 기초화장품이 원인인 경우가 더 흔합니다.
이 외에도 비누, 샴푸, 보습제, 바디 로션, 핸드 로션, 매니큐어(손톱에는 안 생기고 접촉하는 다른 부위에 생김), 무스, 스프레이, 머리 염색약 등 수많은 항원이 가능하므로 피부과에서 첩포검사라는 방법을 사용하여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원인을 찾아서 그 성분이 들어있는 화장품을 피하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이기 때문입니다. 화장독이 있다고 잘 모르는 스테로이드 연고를 증상이 있을 때마다 피부과 전문의의 처방 없이 임의로 바르는 것은 치명적인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접촉 피부염을 치료하는 방법으로 가장 중요한 것은 우선 원인 물질을 알아내어 제거하거나 피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빠른 회복을 위해서는 스테로이드 도포가 도움이 되며 항히스타민제를 사용하면 가려움증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접촉성 피부염의 특수한 경우로 옻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옻과 닭을 함께 달여 먹은 후 혈행성으로 옻 항원이 퍼져 전신적인 피부염을 일으키는 전신성 알레르기성 접촉 피부염이 있습니다. 이는 특히 간이나 내부 장기에 손상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이 또한 옻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복용할 때마다 피부염이 생기므로 옻닭 복용을 금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강북삼성병원 피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