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신체의 외투 혹은 이불 역할을 하는 피부는 여러 가지 세포들로 독특하게 구성되어 우리의 건강과 생존에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하는 하나의 살아 있는 기관입니다. 피부는 크게 표피와 진피, 그리고 피하조직의 3가지 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이 밖에 부속기관으로 땀샘과 피지선, 털과 손톱을 가지고 있습니다.
피부의 총 면적은 사람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나지만 보통 평균 1.5 ~ 2.0㎡ 정도이고 성인 남자는 약 1.6㎡, 성인 여자는 약 1.4㎡ 정도로 유아의 약 7배 정도가 됩니다. 피부에서 가장 얇은 부분은 눈꺼풀이고,가장 두꺼운 부분은 손, 발바닥입니다. 보통 배보다 등이, 팔다리의 안쪽보다 바깥쪽이, 여자보다 남자가, 그리고 아이들 보다는 어른의 피부가 두껍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피부의 기능들을 하나하나 살펴봅시다.
첫째, 우리 몸을 보호하는 기능을 합니다. 사소한 외부의 충격에 대한 쿠션 작용을 하고 외부의 자극성 물질 등으로부터 일종의 보호막 역할을 합니다.
둘째, 우리 몸의 체온을 일정하게 유지시키는 작용을 합니다. 갑자기 추운 환경에 노출되면 닭살이 돋거나 창백해지고, 다시 더운 곳으로 오면 얼굴이 발그레 상기되는 것처럼 우리 몸의 항상성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답니다.
셋째, 피부는 정상적으로 약산성을 띠기 때문에 세균의 침입을 막는 기능을 합니다.
넷째, 피부에는 맨 바깥층에 얇은 기름막이 형성되어 체내의 수분 증발을 막아주고 보습기능을 수행합니다. 아토피 피부염이나 피부 건조증 환자들에게는 이러한 기름막이 손상되어 보습력이 떨어지므로 가려움증이 생기게 됩니다.
다섯째, 피부는 그 자체로서 하나의 독립된 기관으로 작용하므로 각종 대사기능에 관여하고 스스로 재생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웬만한 상처는 별다른 치료 없이도 아무는 겁니다. 이 외에도 나이가 들면 나무의 나이테처럼 피부에도 주름살이 생겨 그 사람의 연륜을 엿볼 수 있고, 관상을 볼 때에도 항상 웃던 사람인지 찡그리고 살던 사람인지도 추측할 수 있으며 부모자식간이나 연인들에게는 스킨쉽을 통해 친밀감을 주고 받을 수 있는 기능을 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피부는 우리 몸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될 중요한 기관인데도 불구하고 피부를 별 것 아닌 것처럼 지나치거나 다양하게 발생하는 피부염에 대해서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여 병을 키우는 경우가 있습니다. 물론 최근에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피부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고 피부병에 대한 인식이 높아졌지만 그래도 모르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피부질환에 대해서 간단한 소개와 치료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A. 건성 습진, 피부 건조증
겁올 겨울 들어 유난히 몸이 거칠어지고 팔, 다리, 배 등등 몸 여기저기가 가렵습니다. 그 동안 특별히 피부 알레르기로 고생한 적도 없는데 요즘에는 가려워서 잠을 못 이룬 적도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겨울이 되면 진료실에서 또는 여러 사람들로부터 흔히 받는 질문입니다. 대부분 피부건조증으로 고생을 하는 사람들입니다.
특히 이번 겨울처럼 유난히 건조한 경우에는 더욱 더 많은 수의 환자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피부건조증은 말 그대로 피부의 수분이 손실되어 피부가 건조해지고 거칠어지며 가려움증을 느끼는 질환입니다. 게다가 심한 가려움으로 자주 긁게 되면 피부가 갈라지거나 염증이 생기기도 합니다.
앞에서 기술하였듯이 피부 건조증은 피부의 보습 기능을 수행하고 있는 기름 보호막이 손상되고, 이로 인해 건조해지고 민감해진 피부가 사소한 자극에도 심한 가려움증을 유발하는 질환입니다. 특히 겨울에는 신체 활동량과 기초대사량이 줄고 신진대사가 느려지며 외부의 차가운 공기와 실내의 덥고 건조한 공기에 반복적으로 노출이 되고 전반적인 피지 분비량이 감소하여 피부로부터 수분손실이 증가하게 되면서 피부건조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과거에는 중년 이상의 연령층에서 노화에 따른 땀샘과 피지선의 위축으로 피지 분비량이 감소하거나, 또는 여러 가지 내과적 질환과 동반하여 피부건조증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지만, 최근에는 난방이 잘 되는 건조한 실내에서 보내는 시간이 많아지고 각종 스포츠를 비롯한 다양한 여가 생활로 샤워를 자주 하고 사우나 또는 찜질방과 같은 새로운 문화생활에 익숙해지면서 피부에 존재하는 기름 보호막의 손상으로 인한 수분과 기름기의 손실이 많아졌기 때문에 젊은 연령층에서도 흔히 생길 수 있는 겨울철의 대표적인 질환이 되었습니다.
이 밖에도 피부건조증을 유발시키는 원인으로는 표피 지질이나 땀의 생산에 영향을 주는 약물의 사용, 표피에 손상을 주는 세제나 유기용제의 사용, 개개인의 유전적 특성, 아토피 피부염이나 만성습진과 같이 기존 피부질환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피부건조증은 단숨에 완치 시킬 수 있는 질환이 아니라 피부를 정상적인 상태로 꾸준히 유지할 수 있는 관리가 요구되는 질환이기 때문에 예방과 치료에 있어서 가장 기본은 피부의 수분 손실을 최소화하고 보습력을 유지시키기 위한 노력과 보습제 도포의 생활화 등 생활습관의 개선이 필수적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너무 자주 또는 오랜 시간 목욕을 하지 않는 것입니다. 또한, 실내 온도를 너무 높이지 말고 가급적이면 일정하게 유지시켜주는 것이 좋고 장시간의 온풍기 등의 사용은 자제하는 습관을 들여야 합니다. 물론 춥고, 바람 불고, 건조한 환경도 최대한 피해야 합니다. 가습기를 틀어 놓거나 젖은 수건을 널어 습도를 올려 주는 것이 필요하고 옷을 가볍게 입어서 서늘하게 지내도록 하며 피부에 자극을 유발하는 털옷보다는 면으로 된 옷을 입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특히, 잠옷이나 침구 등은 면제품을 사용하도록 하고, 나일론 스타킹, 쫄바지 등 몸에 달라붙는 합성섬유는 피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이와 함께 물을 자주 마시고 충분한 양의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이 외에 증상이 심할 경우에는 보습제가 들어있는 약용크림이나 항히스타민제제를 복용하기도 합니다.
강북삼성병원 피부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