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환자사례
서울 중구에 거주하는 사무직 남자(45세, 회사간부). 배변 시 가끔 출혈이 있었으나 별 통증이 없어 인근 약국에서 연고를 구입하여 바릅니다. 연고를 바르면 며칠은 상태가 호전되어 다시 출혈과 약간의 통증이 생겼습니다. 수술은 두려워 주변 사람 소개로 주사를 맞아봤지만 그것도 효과가 잠시였고, 결국 전문의의 진료와 내시경을 통해 홍문 안쪽에 치질이 생긴 암치질임을 확인하여 수술로 치료한 후 증상이 말끔히 없어졌습니다.
2. 치질이란? 또한 치핵, 치루, 치열의 개념은?
치질이란 항문 안쪽(암치질)이나 바깥쪽(수치질)에 혹과 같은 덩어리조직이 생겨 배변에 영향을 주는 질환으로 덩어리는 항문 주위를 흐르는 정맥의 흐름이 원활하지 못해 울혈이 발생하고 이것이 덩어리로 굳어지는 질환입니다.치핵은 치질과 같은 개념으로 동일한 의미로 쓰입니다.
치루란 항문 주위에 고름(농양)이 생긴 후 자주 발생하는 질환으로 이 고름을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이것이 터져 흘러나오고 고름이 있던 자리에 구멍(누공)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이와 같이 구멍이 생기면 고름이 흘러 생활에 많은 불편을 줍니다. 치료는 고름에 의해 생긴 좁쌀 만한 구멍을 막아주는 수술로 치료하게 됩니다.
비교적 난치의 병에 속하는 치루는 조기에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치료가 지연되면 구멍의 수가 많아지고 재발율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남녀 발생비율을 보면 남성이 여성에 비해 월등히 많습니다.치열(항문열상)은 항문을 열어주고 닫아주는 역할을 하는 괄약근이 너무 타이트해 변비 등이 생길 경우 변이 나올 때 항문이 찢어지는 질환. 즉 만성변비 등으로 인해 딱딱해진 변이 항문을 통과할 때 일어나는 외상을 말합니다. 이때 환자는 상당한 통증을 느끼고 출혈도 되어 피가 보입니다.
또한 치열이 생기면 환자는 일반적으로 고통 때문에 변을 보는 것을 두려워하게 되고 이 때문에 변비가 더욱 심해지고 변이 굵어지는 악순환으로 많은 고통을 받게 됩니다. 이처럼 치열이 심할 경우 괄약근을 느슨하게 풀어주는 괄약근 성형술을 통해 치료하게 됩니다. 치료 기간은 1~2일 정도로 짧고 수술도 비교적 간단해 치열이 있는 경우 수술에 대해 두려워말고 일찍 수술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치열은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많이 발생합니다.
3. 치질의 원인
치질은 항문주위의 혈액순환장애에 의해 생기는 질환으로 치질의 주원인은 다음과 같습니다.
- 위생상태 불량
- 만성변비증
- 장시간 앉아서 일하는 직업종사자
- 임신
- 빈번한 설사
- 폭주
- 자극성음식 과다섭취
4. 치질의 예방과 치료
1) 예방
- 1일 1회 이른 아침에 배변하는 습관을 기릅니다.
- 변비 및 설사는 그 즉시 치료합니다.
- 목욕과 좌욕은 치질의 특효약이므로 배변 후 좌욕하는 습관을 기릅니다.
- 오랜 시간 동안 앉은 자세를 취하지 않도록 신경씁니다.
- 적절한 운동으로 혈액순환이 잘 되도록 합니다.
- 지나친 음주는 치질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명심합니다.
2) 치료
치질은 진행 정도에 따라 크게 4단계로 나눕니다. 1,2단계는 치핵이 저절로 항문으로 들어가는 단계로 이때의 치료는 온수 좌욕을 행하여 항문의 청결과 혈액순환을 촉진시켜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습니다. 또한 이와 함께 습관적인 변비를 방지하기 위해 단기간의 변비치료제 복용이나 변의 양을 많게 하는 약물 및 섬유질이 많은 식품 섭취가 도움이 됩니다.
이외에도 연고나 좌약을 삽입하는 보조적 치료방법이 사용됩니다. 그러나 치핵은 손으로 넣어야만 항문내로 들어가거나 항상 치핵이 항문 밖으로 나와있는 경우에는 외과적 수술로 치료하게 됩니다. 수술 크게 절개를 통해 치핵을 제거하는 외과적 수술이나 보조적인 방법을 통해 치료합니다. 외과적 수술은 치질의 모양과 증상에 따라 일반 절개술이나 레이저를 이용하여 치핵을 제거하게 됩니다.
최근에는 레이저수술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하나 레이저를 이용한 수술이 일반 절개수술보다 효과가 크게 좋은 것은 아닙니다. 보조적 방법으로는 치핵부분을 밴드로 꽉 묶어 혈액이 통하지 않게 하여 치핵을 괴사시켜 제거하는 밴드결찰술 등이 있습니다. 이와 같은 밴드결찰술은 치질이 심하지 않은 2단계 정도의 환자에게 적용됩니다.
5. 치질에 대한 잘못된 상식
1) 수술 후 통증이 심해 수술이 겁납니다.
과거에는 마취기술이 다소 떨어져 통증이 많았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수술 후 3일간 항문부를 무통 상태로 만드는 마취술이 개발되어 통증을 거의 느끼지 못합니다.
2) 치질이 장기간 지속되면 직장암이 되나요?
치질과 직장암은 완전히 별도의 질환입니다. 즉 치질이 직장암으로 발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러나 출혈, 잦은 변의 및 배변이후에도 변이 남아있는 것 같은 느낌, 변의 굵기가 갑자기 가늘어지는 등 치질이 심할 때 나타나는 증상이 직장암과 유사하기 때문에 전문의로부터 정확한 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습니.
전문의의 진찰은 직장수지검사와 같은 간단한 검사로 5분 이내에 비교적 정확하게 진단 받을 수 있습니다. 다만, 만성치루를 10년 이상 방치하게 되면 치루관에서 치루암 발생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3) 치질은 재발이 잘된다고 하던데요?
일반적으로 수술치료 후 재발율은 5% 정도입니다. 이것은 수술의 잘못보다는 수술 전 환자가 가졌던 치질의 발생요인이 소실되지 않았기 때문에 5년이나 10년 후 다시 남은 치핵정맥총에서 발생하는 것입니다. 다만 치루의 재발율은 20%에 가까운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6. 치질에 잘 걸리는 사람은?
주로 의자에 오랫동안 앉아있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거나 임신중인 산모, 변비가 자주 생기는 사람에게 걸릴 확률이 높습니다.
7. 병원치료를 받아야 할 경우
출혈의 증상이 있는 경우 직장암과의 감별을 위해서라도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이외에도 통증이 심하던지 튀어나온 치핵의 크기가 커 생활에 불편을 느낄 때에는 병원을 방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8. 기타
1) 치질과 스포츠
적당한 스포츠는 전신의 혈액순환을 좋게하여 치질의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그러나 하복부, 회음부에 자극이 많이가는 운동 예를들면 승마, 싸이클링, 골프 등을 과다하게 할 경우 치질을 악화시키거나 유발시킬 수 있습니다.
2) 유아도 치질이 생기나요?
유아나 소아에서는 치질이 안 생깁니다. 다만 특징적으로 생후 1년 이내의 유아에서 치루가 생기는 경우가 있으나 생후 10개월 이내에 자연 치유될 가능성이 많으므로 수술을 하지 않는 것이 원칙입니다.
3) 임신중의 치질 치료는?
임신 후반기에 자궁이 커져 골반부와 항문부를 압박하여 치질을 유발하거나 기존 치질을 악화시킵니다. 때문에 임신 중에는 배변습관을 잘 가져야하며 항문부좌욕을 통해 악화를 예방해야 합니다. 치질이 심한 경우 임신 5개월 후부터는 필요하면 수술로 치료할 수 있으나 임신으로 인해 처음 치질이 생겼을 경우에는 출산 후 보존적인 치료로써 회복될 수 있으므로 급하게 수술할 필요는 없습니다.
강북삼성병원 외과 한원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