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당뇨망막병증이란?
당뇨망막병증이란 당뇨병의 심각한 합병증 중 하나로 성인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이는 당뇨병의 영향으로 눈의 중요 조직인 망막의 미세한 혈관들이 막혀 생기는 질환으로, 혈관들이 막히면 눈 속에 출혈과 섬유혈관막이 생겨나고 이것이 망막 등과 엉겨 붙어 망막이 심하게 손상되는 심각한 시력 장애에 이르게 됩니다.
증상은 점차 시력이 감소하거나 갑자기 눈 속에 먹구름이 떠다니는 듯한 증상이 나타나지만, 이때는 이미 망막병증이 상당히 진행한 상태입니다. 더구나 이때까지 자각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아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상당수입니다. 당뇨망막병증의 발생에는 당뇨병을 앓은 유병기간이 가장 중요한 인자로 작용합니다.
즉 발병 후 10~15년이 지나면 아무리 혈당조절을 잘해도 당뇨환자의 약 60%-70%에서 망막병증이 생기게 됩니다. 물론 혈당조절을 소홀히 하면 망막병증이 발생하는 시기는 더욱 빨라집니다. 이와 같이 당뇨병을 오래 앓은 환자는 망막병증이 생길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안과의사의 주기적인 검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2 . 당뇨망막병증의 진행과정
병의 진행과정을 보면 초기에는 망막 미세혈관의 순환장애와 혈관벽의 이상으로 망막출혈 등이 생기는 비증식성 망막병증이 발생합니다. 이후 진행하면 망막의 여러 곳에 산소결핍이 생기게 되고, 이를 막기 위해 비정상적인 신생혈관들이 자라나게 됩니다. 이때까지도 환자는 좋은 시력을 유지하는 경우가 많아 정기적인 검사를 받지 않으면 악화된 상태에서 병원을 찾게 됩니다.
이처럼 신생혈관이 자라는 상태를 증식성 망막병증이라고 하는데 이 혈관들은 매우 약하여 저절로 쉽게 터지면서 출혈을 일으킵니다. 이러한 출혈은 반복되면서 신생혈관 자리에 섬유성막들을 생겨나게 하고, 이러한 막들은 다시 혈관을 잡아당기면서 더 심한 출혈을 일으켜 눈 속에서 엉겨 들러붙게 됩니다. 이러한 상황은 중요한 조직인 망막을 심하게 손상시키거나 벽지 뜯어내듯 눈 속 내벽에서 떨어 뜨려 결국 시력 상실로 이어지게 합니다.
3. 진단과 치료
1) 진단 : 내과에서 당뇨병으로 진단받으면 최소한 1년 마다 안과에서 눈 속을 자세히 살피는 안저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일단 당뇨망막병증이 발견되면 2~4개월 마다 정기적인 안저검사와 망막촬영을 시행하여 병의 진행 정도를 확인하고, 적절한 치료방법과 시기를 결정하게 됩니다.
2) 치료 : 초기에는 망막미세혈관의 순환을 촉진하는 약물을 복용하지만 효과는 매우 제한적입니다. 이후 진행하여 어느 단계에 이르면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고, 그 첫 단계가 바로 레이저광응고술 입니다.
레이저광응고술
이 시술은 손상된 망막에 레이저를 쏘아서 더 이상의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하고 출혈을 감소시켜, 망막의 지속적인 손상을 막기 위한 중요한 시술입니다. 그러나 이 시술은 망막병증을 완치시키거나 시력을 회복시켜주는 것이 아니며, 단지 진행을 억제하고 지연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시행합니다. 일부 환자들은 이 시술이 눈을 더 나쁘게 한다고 하여 기피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병이 더욱 악화하도록 방치하는 매우 그릇된 상식입니다.
이 시술을 제대로 받지 않는 경우는 나중에 유리체절제술이라는 대수술을 받아야 하는 안타까운 사태로 발전합니다. 이 시술은 비교적 간단하여 외래에서 시행하며, 한쪽 눈에 1-2주 간격으로 3-4회 정도 시행합니다. 그러나 충분한 시술에도 약 1/3 정도의 환자에서는 병이 계속 진행하므로 지속적인 경과관찰과 추가적인 시술이 필요하게 됩니다.
유리체 절제술
눈 속 출혈이 1-2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반복하는 경우, 망막이 떨어진 경우, 충분한 레이저광응고술에도 망막병증이 계속 진행하는 경우 등에서는 유리체절제술이라는 큰 수술을 시행하게 됩니다. 이는 눈 속에 유리체 절단침, 눈 속 조명장치, 눈 속 가위, 눈 속 레이저같은 정교하고 미세한 기구를 삽입하여 시행하는 고난도 수술입니다.
수술은 눈 속에 채워져 있는 유리체라는 젤리같이 투명한 물질에 엉겨 있는 피 떡이나 혼탁, 그리고 망막 등에 심하게 유착되어 있는 섬유혈관막 등을 제거하고 박리된 망막을 제 위치에 붙인 다음 광범위하게 레이저를 조사합니다. 이 수술로 시력이 일부 호전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많은 경우에서는 망막이 이미 심하게 상해있어 시력회복보다는 실명하지 않도록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데 목적이 있으며, 재수술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수술을 하지 않으면 실명이 되면서 신생혈관 녹내장 등으로 안구 통증에 시달리게 되는데 결국 이러한 사태를 막기 위하여 수술을 시행하는 것입니다.
4. 예방과 관리
당뇨망막병증은 완치되는 병은 아닙니다. 그러나 주기적 관찰을 통한 조기 발견과 적절한 치료, 환자의 자기관리를 통해 시력상실에 대처할 수 있습니다. 당뇨망막병증을 예방하는 방법은 당연히 혈당을 잘 조절하고,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도 잘 조절해야합니다. 고혈압과 고지혈증 등이 망막병증을 악화시키는 또 다른 요인이기 때문입니다. 흡연은 좁아져 있는 혈관으로 산소 공급을 어렵게 하므로 당연히 금연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안과의사의 정기적인 검진입니다. 당뇨병으로 진단받으면 혈당조절을 잘하여도 매년 안과검진을 받아야 하고, 일단 당뇨망막병증으로 진단을 받으면 2내지 4개월마다 병의 진행 정도를 확인하기 위해 정기적인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병의 진행 정도를 파악하고 제 시기에 레이저광응고술이나 유리체절제술과 같은 적절한 치료를 시행하는 것은 망막전문의사가 하는 일이지만, 정기적인 검진을 제대로 받는 것은 환자 몫이기 때문입니다.
강북삼성병원 안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