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근통 증후군의 증상은?
섬유근통 증후군은 만성적인 근육통과 피로 증상을 특징으로 하는 질환입니다. 통증은 주로 근육이 뼈나 인대에 연결되는 부위에서 나타나며 관절염에서 나타나는 통증과 유사합니다. 하지만 관절 부위에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관절염처럼 관절 부위에 변형이나 손상이 생기지는 않습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통증이 매우 심하게 나타나 환자들이 괴로움을 겪습니다.
통증은 특징적으로 인체의 어느 한 부분에서 시작하는데 보통은 목과 어깨 부위에서 주변으로 퍼져 나갑니다. 대부분의 환자들은 평소에도 한상 어느 정도는 통증을 느낀다고 하며 시간에 따라서 혹은 날씨 변화, 신체 활동, 스트레스 환경 여부에 따라서 그 정도가 달라집니다.
환자들은 흔히 이 통증 때문에 ‘지치게’ 된다고 표현을 하고 통증의 특징도 달라서 화끈거리기도 하고, 욱신욱신 쑤시기도 하고, 근육이 뻣뻣해지기도 하고, 주변으로 퍼져나가기도 한다고 표현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정상적인 수면을 취하지 못한 다음에는 증상이 심해집니다. 통증외에도 중요한 증상이 바로 피로 증상입니다.
일부 환자들은 통증보다도 이 피로 증상이 더 괴로운 증상이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실제로 피로 증상과 수면 장애는 거의 모든 환자에게서 나타나는 증상입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환자가 피로 증상과 수면 장애를 호소하지 않으면 섬유근통 증후군이 아닌 다른 원인을 의심해야 한다고 주장할 정도입니다. 그리고 일부 환자들은 우울증을 비롯한 정서 장애, 집중력 저하 등의 증상을 호소합니다.
그밖에 환자들에게 긴장성 두통이나 편두통 등도 더 자주 나타나며, 어지럼증, 손과 발의 저림 증상, 변비와 설사가 교대되는 과민성 대장 증후군과 같은 소화기 증상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일부 환자들은 방광 경련으로 인한 빈뇨 증상도 호소하기도 하고 여성의 경우에는 생리통이 심해지기도 합니다.
섬유근통 증후군의 원인은?
현재로서는 이 섬유근통 증후군의 원인이 정확하게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그런 이유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이 섬유근통 증후군이 하나의 질병이라기 보다는 여러 가지 요인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감수성이 높은 사람들에게 극심한 스트레스에 대한 생물학적인 반응들이 원인이 되어서 나타나는 기능성 장애로 생각하고 있기도 합니다.
유전적 요인
현재로서는 유전적인 요인이 확실하게 관련이 있다는 사실 여부가 결정되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근에 보고된 한 연구에 의하면 섬유근통 증후군을 앓고 있는 어머니의 자녀중 28%가 역시 이 섬유근통 증후군을 앓는다고 합니다.
만성적인 수면 장애
일부 전문가들은 만성적인 수면 장애가 섬유근통 증후군을 유발하는 유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믿고 있습니다. 실제로 정상인들에게 깊은 수면을 취하지 못하게 하면 섬유근통 증후군과 비슷한 통증 증상이 유발되기도 합니다.
뇌의 이상
섬유근통 증후군 환자의 호르몬, 대사, 뇌의 화학적 활동에 관한 연구를 보면 많은 이상이 발견됩니다. 일부 환자들에서 뇌의 뇌하수체에서 분비되고 통증과 관련된 호르몬인 소마토메딘 C라는 물질이 증가한다던가,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그 전구 물질인 트립토판이라는 아미노산의 양이 감소하는 소견들이 관찰되고 있습니다.
자가 면역 질환
섬유근통 증후군은 류마티스성 관절염, 전신성 홍반성 낭창 등과 같은 자가 면역 질환과 비슷한 점들이 많이 있다는 이유 때문에 일부 전문가들은 자가 면역 질환의 가능성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로서는 이를 뒷받침할만한 강력한 증거는 없습니다.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섬유근통 증후군을 앓고 있는 여성들에서 신체적, 성적 학대를 많이 받았다는 연구보고가 있습니다. 이런 연구 결과는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가 섬유근통 증후군의 발병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주장을 성립하게 만듭니다.
과잉 각성
여러 가지 요인들이 단독으로 혹은 복합적으로 작용해서 각종 자극에 대한 과잉 각성 상태를 유발하고 이것이 섬유근통 증후군 환자의 증상을 유발한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실제로 정상인, 류마티스성 관절염 환자, 그리고 섬유근통 증후군 환자를 비교했더니 통증과 소음에 섬유근통 증후군 환자가 가장 예민하게 반응한다는 연구 보고도 있습니다.
근육 세포의 이상
섬유근통 증후군 환자의 근육 세포에서 아데노신 트리포스페이트(ATP)를 비롯한 효소가 모자란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초기에는 이 섬유근통 증후군이 기본적으로 근육 질환이라는 주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섬유근통 증후군이 근육 질환이라기보다는 신경계 혹은 면역체계의 이상 때문에 나타나는 질환이라는 주장이 더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이 섬유근통 증후군에 잘 걸리나요?
국내에서는 아직 정확한 연구가 없지만 일반 인구의 약 2% 정도에서 이 섬유근통 증후군이 발생한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에 전신 근육통을 유발하는 원인 중 가장 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전체 환자의 ⅔가 여성이며 남성에 비해서 증상이 더 심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로 20-60세 성인에게서 흔하며 35세 전후에서 가장 흔히 나타납니다. 하지만 소아에서도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생 가능성이 더 큰 것으로 알려져 있어 유전적인 요인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하게 합니다.
그러면 섬유근통 증후군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진단 기준 : 섬유근통 증후군이 신체적인 질환임이 명백함에도 불구하고 현재로서는 누구나 인정하는 진단 기준이 없는 상황입니다. 혈액이나 소변, X선 촬영 등과 같은 검사로서는 진단할 수 없고 만일 이러한 검사에게 이상 소견이 확인된다면 섬유근통 증후군보다는 다른 질환이 동반되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따라서 진단은 전적으로 환자의 특징적인 증상과 의사의 진찰에 의해서 이루어집니다. 일반적으로는 환자들이 느끼는 통증은 신체의 좌우, 상하 부분과 척추 부위를 포함하는 광범위한 통증이며 적어도 3개월 이상 지속되는 통증입니다. 이런 특징을 갖는 증상과 함께 환자에게서 11곳 이상의 발통점이 확인되면 섬유근통 증후군으로 진단합니다.
섬유근통 증후군 환자들은 압력을 가했을 때 주변 부위에 비해서 극심한 통증이 유발되는 특정한 부위가 확인되는데 이 부위를 발통점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기준으로 진단을 하더라도 섬유근통 증후군 환자의 약 10% 정도는 진단하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왜냐하면 여러 환경에 따라서 발통점의 반응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의심스러운 환자에게서는 처음에 통증이 없었던 발통점이라고 하더라도 나중에 다시 확인해야 합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발통점이 8-10곳 정도만 확인되었다고 하더라도 만일 다른 특징적인 증상들, 예를 들어 수면 장애, 피로, 두통, 손발의 저림 증상, 아침의 관절 강직 등의 증상들 중에서 최소한 3가지 이상이 동반되었다면 섬유근통 증후군으로 진단하기도 합니다.
섬유근통 증후근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질환은 없나요?
만성 피로 증후군, 수면 장애, 정신 질환, 류마티스성 질환 등의 경우도 전신 근육통, 만성 피로, 수면 장애 등과 같은 증상을 동반하는 경우가 흔하고 실제로 섬유근통 증후군과 구별하기가 어렵습니다. 만일 이런 증상이 동반되지만 발통점이 모호한 경우에는 섬유근통 증후군이 아닌 다른 질환을 의심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질환들이 섬유근통 증후군과 함께 나타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만성 피로 증후군
섬유근통 증후군과 구별하기 어려운 질환이 대표적으로 만성 피로 증후군입니다. 이 질환도 마찬가지로 현재로서는 그 원인을 정확하기 알 수 없고 특징적인 증상 으로만 진단하게 됩니다. 이 두 질환은 증상의 대부분이 서로 유사한데 다만 만성 피로 증후군의 경우에는 피로 증상이 더 두드러지고 섬유근통 증후군은 발통점과 통증이 심하게 나타나는 점이 다릅니다. 이런 이유 때문에 많은 전문가들은 이 두 질환이 증상의 특징이 조금 다를 뿐 기본적으로는 같은 질환이라고 여기고 있습니다.
섬유근통 증후군은 얼마나 위중한 질환인가요?
섬유근통 증후군의 증상은 가벼울 수도 있고 매우 심할 수도 있습니다. 환자의 30-40%는 직업을 바꾸어야 하거나 일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연구 보고도 있으며 환자의 약 절반 정도는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그리고 통증, 정신적인 영향, 수면 장애 증상은 환자로 하여금 알코홀, 수면제, 카페인 기타 약물의 남용을 조장할 위험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환자가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자연 요법이나 잘못된 치료 방법에 매달리게 할 위험도 커집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섬유근통 증후군이 점점 진행되는 질환이거나 치명적인 질환은 아닙니다. 비록 만성적인 경과를 가지고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증상이 심해서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는 하지만 회복이 될 수 있는 질환인 것입니다. 소아의 경우에는 성인에 비해서 예후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증상의 호전은 환자 자신이 개인적으로 판단할 수 있고 정상적인 일상 활동을 할 수 있는지의 여부와 통증, 피로 증상, 우울증, 수면 장애의 개선 등으로 파악할 수 있습니다.
섬유근통 증후군의 치료
섬유근통 증후군의 정확한 원인이 밝혀져 있는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증상을 조절하는 대증 치료가 일반적인 경향입니다. 하지만 어느 특정 치료 방법만으로는 큰 효과를 볼 수 없고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을 함께 사용하는 포괄적인 치료가 가장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선 통증을 줄이고 근육을 강화시키는 운동 요법과 규칙적인 수면 습관의 유지, 수면 장애와 기타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한 약물 치료, 정서 장애와 통증을 악화시키는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한 정신 치료 등을 함께 사용하는 방법이 일반적인 치료 대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치료시 통증의 심한 정도는 예후와 크게 관련이 없고 오히려 우울증의 심한 정도는 치료 효과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리고 원인 치료를 할 수 없기 때문에 위와 같은 치료를 장기적으로 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환자들에게 인식시킬 필요가 있습니다.
운동 요법
일부 환자들은 통증 증상이 악화될 것을 우려해서 운동을 피하기도 하지만 실제로는 운동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 대책 중의 한가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운동으로 인한 통증은 대개 30분 이내에 줄어드는 것이 보통이고 지속적인 운동 요법은 근육 위축의 예방, 안녕감의 증가를 가져오고 결과적으로는 통증과 피로 증상이 호전되는 효과가 있습니다.
운동의 종류로는 저강도의 유산소성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며 효과를 보기까지는 수개월 정도의 기간이 필요합니다. 처음에는 적은 운동량으로 시작해서 운동량을 조금씩 서서히 늘려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처음에 무리하게 운동을 시작하는 경우 오히려 통증이 늘어나고 중도에 포기하게 되는 일이 보통입니다.
물론 운동을 하면서 증상이 재발하는 경우가 많지만 그렇다고 포기할 필요는 없고 오히려 자신에게 적절한 운동의 종류와 운동량을 찾아내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흔히 걷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이 바람직한 운동으로 알려져 있고 운동을 처음 시작할 때에는 수영과 수중 운동이 바람직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최대심박수의 60% 정도로 하루 5분 정도씩 일주일에 5회 정도로 시작해서 최대심박수의 70% 정도로 하루 20분 정도씩 일주일에 3회 정도 운동하는 정도로 운동량을 서서히 늘려나가는 것이 좋습니다. 자신의 분당 최대심박수는 220에서 자신의 나이를 뺀 숫자로 대략의 최대심박수 정할 수 있으며 운동하면서 최대심박수의 60%인 분당 132회(220 X 0.6)를 유지하는 것입니다.
심박수는 목의 경동맥이나 손목의 요골 동맥에서 측정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는 10초간의 맥박수를 측정한 다음 이 숫자에 6을 곱해 분당 심박수를 측정합니다.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준비 운동으로 스트레칭을 약 10분 정도는 해주는 것이 필요하며 이 스트레칭은 운동 시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물론 마무리 운동도 필요합니다.
약물 치료
섬유근통 증후군 환자의 약물 치료는 주로 수면 장애 증상을 개선하고 우울증,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사용됩니다. 흔히 사용되는 약물은 항우울제(삼환계 항우울제, SSRI제)와 진통제가 있습니다. 항우울제로는 저용량의 삼환계 항우울제가 수면 장애 및 통증 조절, 이차적인 우울증 증상 개선 등의 효과가 있어 더 자주 사용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입마름, 부정맥, 어지럼증, 체중 증가, 배뇨 장애, 기립성 저혈압 등의 여러 가지 부작용에 주의해야 합니다. 그리고 진통제로는 타이레놀 등이 추천됩니다. 섬유근통 증후군이 근육의 염증으로 생긴 질환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소염진통제들은 상대적으로 그 효용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밖에도 항불안제, 항히스타민제 등이 사용되기도 합니다.
섬유근통 증후군의 치료를 위해서는 규칙적인 수면 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그리고 동물성 지방의 섭취를 줄이고 섬유질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식이 습관이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증거는 아직 없습니다. 또 중요한 치료 방법으로 스트레스에 대처하기 위해서 횡경막을 이용한 심호흡, 점진적 근육 이완법, 바이오피드백 치료 등이 섬유근통 증후군 환자의 증상을 조절하는데 도움이 됩니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신호철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