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증은 그 자체도 하나의 질병이지만 다른 성인병의 중요한 위험인자이므로 적극적인 조절이 필요하며 특히 어린이 비만증 환자들은 향후 성인병 예비 후보생들(?)이라는 점에서 또한 성인이 되었을 때에는 치료가 아주 어려워진다는 점에서 커다란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 하겠습니다.
최근 서울지역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 의하면 조사 대상 아동의 15~21%가 비만으로 나타나 비만한 어린이들이 과거에 비해 크게 증가하였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린이 비만의 약 80% 정도가 어른이 되어서도 비만증을 계속 갖게 되어 성인병으로 이어진다고 생각할 때 이의 관리와 예방은 매우 중요하다 하겠습니다.
어린이 비만증의 경과
소아 비만이 두드러지게 오는 시기는 영아기와 청소년기로 이 시기에는 지방세포의 숫자가 증가해 비만이 되므로 지방세포가 비대해져 비만이 되는 성인 비만과 다르며 따라서 체중조절도 더 어렵습니다. 보고에 의하면 학령기 비만 아동의 약 45%가 영아기부터 비만아였으며 약 60~80%가 성인이 되어서도 계속 비만증을 갖게 된다고 합니다.
어린이 비만증의 원인
1. 영양섭취 과잉
몸에서 소비되는 칼로리보다 더 많은 칼로리를 섭취하면 여분의 칼로리가 축적되어 살이 찌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실제로 비만 아동들을 잘 관찰해보면 약 80%가 과식하고 있음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2. 활동 부족
활동량, 즉 소모되는 열량이 적으면 살이 찌게 됩니다. 비만한 어린이는 대부분 운동량이 적으며 비활동적입니다. 물론 비만해졌기 때문에 활동량이 줄었다고 생각할 수도 있으나 활동적인 아이들에게서 비만을 발견하기 힘들다는 사실을 생각 할 때 활동량은 중요한 고려사항이 됩니다.
3. 유전
부모가 비만이 아닐 때 자녀가 비만이 되는 경우가 약 14%정도이나 부모 중 한사람이 비만이면 자녀의 40%에서 비만이 생기며 부모 모두 비만이면 자녀의 80%에서 비만이 발생합니다.
4. 환경요인
식생활, 사회적 관련 등은 비만아를 만드는 환경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며, 과식하는 가족적 성향과 운동부족의 가족적 생활태도는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5. 정신 심리적 요인
어린이들은 어떤 정신 심리적 충격을 받은 후에도 비만 현상이 올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합니다. 엄마와 떨어져서 생활해야 한다는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던가, 혹은 신체적인 열등감을 갖게 된다던가 하는 정신 심리적 부담은 과식이라는 대상(代償) 기전으로 음식을 많이 먹게 되어 비만증을 초래하게 됩니다.
6. 기절적 장애
사람들은 체중조절을 위해 의식적으로 노력하지 않아도 체중이 일정하게 유지되는데 이는 뇌의 시상하부라는 곳에서 음식 섭취를 조절하기 때문입니다. 이곳에 문제가 생기면 체중변화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한 호르몬 등 내분비계의 이상으로 비만증이 생기기도 하는데 여기에는 쿠싱증후군, 갑상선 기능저하증 등의 질병이 있습니다.
7. 비만증의 증상과 합병증
일반적으로 비만증으로 인해 생길 수 있는 합병증의 빈도는 비만이 시작된 기간과 그 정도에 비례하므로 어려서부터 비만한 사람은 합병증이 더 잘 생기고 더 일찍 죽게 됩니다.
8. 호흡기 증상
비만한 어린이는 조금만 운동해도 금방 숨이 차다고 호소합니다. 비만증이 아주 심할 경우 만성 저산소혈증을 일으켜 폐의 순환장애를 초래하기도 하며 만성피로감, 호흡곤란을 호소하고 수면중 무호흡 상태를 보일 수도 있습니다.
9. 심혈 관계
비만증은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을 잘 일으키고 동맥경화를 촉진하여 심장병, 뇌졸중으로 인한 사망율도 높이게 됩니다. 비만으로 인해 심장이 비대해지며 특히 어린이 비만과 고혈압은 밀접한 관련이 있어 사망율을 높이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10. 소화기계
소화불량, 복부팽만감이 잘 오며, 지방간이 잘 생깁니다. 또한 담석증이 3배나 잘 생기며, 횡경막 탈장으로 인한 증상을 보일 수도 있습니다.
11. 정신적 문제
자신의 용모에 대한 열등감, 우울, 자신감의 결여, 소극적이고 비사교적인 생활태도 등으로 학교생활에 많은 지장을 초래하게 됩니다. 특히 사춘기에 이런 현상은 더욱 두드러집니다.
그 밖에..
1. 과다한 피하지방으로 인해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에 주름을 형성하게 되어 습진 같은 피부병이 잘 생깁니다.
2. 과중한 체중으로 관절에 무리를 주고 보행에 지장을 주기도 합니다.
3. 신체의 유연성, 협응성이 떨어지고 행동이 둔해져서 운동을 잘 못하고 운동으로 인한 손상이 잘 생기며 점점 친구들과 어울려 놀지 못하게 되어 운동부족이 심해지는 악순환을 겪게 됩니다.
4. 호르몬 분비의 이상으로 월경불순, 여성형 유방이 생길 수 있으며 사춘기가 빨리 옵니다.
어린이 비만증의 치료
어린이 비만증 치료의 시작은 이의 심각성과 중요성을 인식하는 데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뚱뚱한 어린이를 건강하다고 생각하고 있는 잘못된 시각을 우선 바꾸어야 하며, 비만을 질병으로 이해하여 가족들 모두가 적극적으로 치료에 협조해 주어야 합니다. 비만증 치료는 식이요법, 운동요법, 행동교정요법, 약물요법 등이 있으며 체중 감량 속도는 일주일에 0.5~1㎏으로 하는 것이 이상적이나 정상적인 발육상태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세심한 배려가 요구됩니다.
식사 요법시 주의점
소아 비만의 경우 성인 비만과 달라서 성장이 빠른 아동의 경우 심한 열량제한을 할 경우 단백질, 무기질, 비타민 등 필수 영양소가 부족해져 성장과 발육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표준체중의 130% 이하의 경도 비만의 경우 현 체중만 유지하더라도 매년 약 5cm의 키가 성장하기 때문에 비만이 치료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성장속도가 다소 감소된 청소년 후반기의 경우에는 일주일에 500mg 정도의 체중 감소를 위해 하루 500kal 정도의 열량 섭취를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소아 비만의 치료에서는 체중 유지나 점차적인 체중 감소가 권장되기 때문에 체중 변화만 지나치게 강조하기보다는 음식의 선택방법에 대한 교육에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사실 요즈음 우리나라 어린이들의 비만은 세끼 식사보다는 주위에서 흔히 접하는 햄버거, 피자, 프라이드 치킨 등의 패스트 푸드와 고칼로리 스낵, 청량음료 등을 과다 섭취하기 때문에 발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학교와 가정에서 이러한 패스트 푸드의 섭취를 줄이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며, 비만을 예방하는 균형식으로서의 우리 고유 음식의 우수성을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운동요법 시 주의점
규칙적인 운동은 체중조절에 필수적입니다. 더욱이 비만은 단기적인 감량은 쉬워도 장기적인 재발이 문제가 되는데 운동은 장기적인 체중 조절에 특히 효과가 있습니다.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하려고 시도한 어린이들이 흔히 하는 불평 중 하나가 운동을 해도 체중이 잘 빠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는 30분을 걸어도 우유 1팩의 열량 밖에는 소모하지 못하고 30분을 뛰어도 피자 1조각의 열량밖에는 소모하지 못하므로 식사 조절 없이 운동만으로는 체중을 조절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소아 비만 치료에 운동이 특히 중요한 이유는 신체 발육과 성장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해 심하게 열량제한을 할 수 없으므로 운동의 역할이 상대적으로 더 중요해지기 때문입니다.
비만한 소아의 운동 요법시 주의해야 할 점은 비만한 심폐지구력을 비롯한 체력이 떨어져있기 쉬우므로 낮은 강도의 운동으로 시작하여 단계적으로 강도를 올려야 하고 이상 체중의 150% 이상인 고도 비만아의 경우 운동 시작전에 의학적 진찰과 심폐기능을 비롯한 체력 측정 후 운동 체장을 내려 운동을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점입니다.
아이가 운동을 체중 조절을 위해 어쩔 수 없이 하는 하나의 숙제로 받아들일 경우 운동을 꾸준히 하기가 어려우므로 각 개인이 선호하는 운동을 하나 지정하여 평생 즐기는 운동을 하나씩 만들어 주는 것이 비만은 물론 평생 건강 유지에 크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행동 요법시 주의점
비만한 어린이들의 식사 습관, 운동량, 생활습관을 살펴보면 공통점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식사는 고 칼로리 음식인 햄버거, 피자, 프라이드 치킨 등을 좋아하고 초콜릿, 쿠키, 감자칩 등의 군것질을 즐깁니다. 또한 식사는 한끼는 굶었다가 한끼는 폭식을 하는 불규칙한 식사습관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운동을 하기 싫어하고 취미도 텔레비전 보기, 독서 등 주로 가만히 앉거나 누워서 하는 것들입니다.
또한 한두 층만 올라가도 계단보다는 엘리베이터나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가까운 거리도 차를 타고 가는 버릇을 가지고 있기 쉽습니다. 비만을 유발하는 이러한 나쁜 생활 습관들을 변화시키는 행동요법을 크게 3단계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나쁜 식사습관을 초래하는 요인을 찾아내기 위해 자신이 먹은 음식의 종류, 양, 장소, 시간, 감정상태 등에 대한 일기를 적도록 하는 것입니다. 비만을 조장하는 나쁜 식습관을 찾아 지적해 주는 것만으로도 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입니다.
둘째, 식사일기를 바탕으로 비만한 어린이에게 음식에 노출되거나 음식을 섭취할 기회를 줄이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입니다. 피해야 할 음식을 가급적 눈에 띄지 않게 하고 그런 음식을 먹으러 갈 기회를 만들지 않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텔레비전을 보면 습관적으로 무언가를 먹는 버릇이 있는 경우에는 텔레비전을 볼 때에는 먹지 못하도록 해야 합니다.
셋째, 비만 학생이 체중조절에 도움이 되는 행동을 할 때 마다 보상을 해주는 것입니다. 칭찬을 해준다든지 아니면 부모가 선물을 준다든지 하여 행동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하는 것입니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