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바른 채식습관
서구를 중심으로 채식을 강조하는 식사 생활이 권유되고 있고 우리나라에서도 채식에 대한 관심이 높아가고 있습니다. 충분한 채식이 건강에 미치는 좋은 효과는 이미 잘 알려져 있습니다. 체중조절에 효과적이며 고지혈증을 조절하여 성인병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고 변비에 좋으며 일부 항암효과가 알려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채식 습관이 좋다고 하여 지나친 채식을 하는 경우 단백질, 필수 지방산, 비타민 등 나머지 영양소들의 결핍이 초래될 수 있으며 체력 저하 및 신진대사 기능의 감소가 나타납니다. 장기간의 영양 불충분 시 심한 체중 감소 및 면역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 비타민 B12는 채소에는 거의 없기 때문에 육류 섭취 없이 장기간의 채식만을 하는 경우 비타민 B12결핍으로 인해 악성 빈혈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또한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20개의 아미노산 중 자체적으로 생성되지 않는 필수 아미노산들이 9가지가 있고 이는 외부로부터 적정량 섭취해야 합니다. 이러한 필수 아미노산은 우유, 달걀, 생선 등의 양질의 단백질에 풍부합니다. 콩류, 곡류 등의 비동물성 식품에도 필수 아미노산이 많지만 음식에 따라 일부 아미노산이 부족하기 때문에 (콩류에는 메치오닌이라는 필수 아미노산이 부족하고, 곡류에는 라이신이 부족합니다) 채식으로만 식사를 하는 경우 이들의 결핍이 올수 있습니다.
따라서 양질의 동물성 단백을 적절한 양으로 균형있게 섭취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채식만을 할 경우에도 식단 조정을 계획적으로 잘 하면 영양결핍을 피할 수 있으나 현실적으로 잘 시행하기가 어렵다고 생각됩니다. 흔하지는 않지만 체중조절 목적으로 채식만을 고집하고 신경을 쓴 나머지 거식증과 같은 섭식장애가 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채식만을 하는 경우 곧 나타나는 증상은 없으나 장기간에 걸쳐 천천히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성장을 하는 어린이, 청소년, 임신부 및 수유부, 노인들에서는 채식이외의 영양소도 매우 중요하며 따라서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이 강조됩니다. 물론 과도한 지방질 및 단백 섭취는 피하는 것이 좋으나 무조건 육류나 유제품의 섭취를 하지 않는 식습관은 건강을 해치기 쉽습니다. 우리 식단에서 육류를 지나치게 줄이면 탄수화물이 상대적으로 과다한 식단이 되기 쉽습니다.
최근 탄수화물 과다섭취는 혈중 중성지방 수치를 높이고 복부비만의 원인이 된다고 하여 미국에서도 과도하지 않다면 적절한 지방섭취를 권장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최근 발표된 우리나라 전국민 영양조사 결과를 보면 청소년 지방섭취의 경우 매년 늘어나고 있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니며 50세 이상은 오히려 부족한 편입니다. 다만 분명한 비만이 있거나 당뇨병 또는 심혈관질환 등의 성인병이 있는 경우는 의료기관에서 식사요법에 대한 교육을 받아 적절한 칼로리와 지방섭취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우리나라는 다이어트 열풍으로 인해 한가지 식품 성분만을 섭취하거나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민간요법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로 인한 부작용의 발생이 늘고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또한 정작 체중을 줄여야 하는 비만환자들은 식사요법을 하지 않는 반면, 적정 체중의 여성들이 미용 목적으로 과도한 체중감량을 시도하는 사회적 분위기도 문제라고 생각됩니다.
건강한 식생활로서, 어느 한가지 식품군만을 과다 섭취하는 것보다는 골고루 영양소를 섭취하고 적정량의 칼로리를 섭취하며 끼니를 거르지 않고 규칙적인 식사를 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이러한 식습관과 더불어 금연, 규칙적인 운동, 여유있는 마음가짐을 유지한다면 성인병 예방을 포함하여 건강을 유지하는 지름길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강북삼성병원 내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