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나욕이 순간적으로 심혈관계나 호르몬의 변화를 일으키지만 대부분의 건강한 사람에서는 별 문제가 없습니다. 천식이나 만성폐질환이 있는 환자의 경우 사우나를 하면 일시 완화를 경험할 수 있습니다. 스트레스 해소에 도움이 되고, 류마티즘이 있는 경우도 통증이 줄어들고, 관절의 유동성이 좋아질 수 있는 등 장점도 많지만, 피해야 할 사람도 있습니다.
심한 대동맥협착증, 불안정성 협심증, 심근경색으로 최근에 치료받은 경우는 사우나를 해서는 안됩니다. 심부전증이 심하거나 부정맥이 있는 사람도 피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급성뇌졸증이 있는 경우도 사우나를 하지 않아야 하며, 기립성 저혈압이 있는 노인의 경우 사우나 직후에 실신을 할 수 있으므로 매우 조심해야 합니다. 급성 폐렴 등 감염증이 있는 경우도 사우나를 하면 안됩니다.
건강한 사람도 사우나 후에는 혈압이 떨어질 수 있고, 이로 인해 실신할 수도 있습니다. 사우나의 종주국 핀란드의 경우, 사우나 관련 사망이 해마다 수십 건인데, 주로 술을 먹고 사우나에 들어가 장시간 쓰러져 있다가 고체온증에 걸리거나, 급성심근경색 등 관상동맥질환이 있는 사람들이 변을 당했습니다. 음주 후 사우나를 하는 경우 심질환이 있는 사람은 급사, 부정맥으로 인한 사망 위험이 높으므로 특히 위험합니다.
음주 후 바로 사우나욕을 하면 혈압이 급격히 떨어지면서 실신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사우나를 하면서 술을 먹는 경우나, 과음 후에 사우나에 들어가는 경우에 확률이 더 높습니다. 술을 마시면 바로 말초혈관이 확장되면서 일시적으로 혈압이 떨어집니다. 따라서 젊고 건강한 사람의 경우에도, 사우나실에서 넘어지면서 다치거나, 혹은 잠들어버려서 고체온증이 발생하는 등 사고가 문제가 됩니다.
보통 70kg 남자의 경우 시간당 5-10g 의 알코올이 분해됩니다. 혈중 농도로만 보면, 소주 1병에 알코올이 약 90g 정도 들어있으므로 이를 분해하는데 대략 9시간은 걸리는 것입니다. 알코올은 90-98%가 간에서 분해되며 피부나 폐 등 다른 기관으로 분비되는 양은 미미합니다. 사우나를 하면 피부온도는 급속히 증가해서 40°C 정도로 올라간다. 바로 땀이 나기 시작해서 15분 정도 있으면 최대로 땀이 나서 평균 0.5kg 정도 배출됩니다.
평소에는 심박출량의 5%-8%가 피하층으로 가지만, 사우나 시에는 심박출량의 50%에서 70%정도가 피부로 몰리게 됩니다. 반면 내장으로 들어가는 혈액량은 줄어듭니다. 사우나를 하면 내장으로 들어가는 혈액량이 줄어들므로 간으로 가는 혈액량이 줄며 간에서 술을 분해하는 양도 적어지므로 술이 빨리 깨기를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따라서 숙취를 위해 사우나에 가는 것은 별 도움이 안됩니다. 만취한 경우는 오히려 사고의 지름길이 될 수 있습니다.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성은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