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방문자 여러분! 여러분의 행복백과사전을 채우는 '강북삼성병원'입니다.
현대 의학의 발전이 아무리 눈부시다지만 여전히 암은 공포의 대상이 아닐 수 없습니다. 특히 최근 폭증한 갑상선암을 제외하고, 아직도 발생률 1위 자리를 꿋꿋하게 지키고 있는 위암의 위세는 아직도 대단한데요. 발생율 뿐만 아니라 사망률도 3위나 된다고 하니 '위암'이 한국인의 걱정거리임에는 틀림이 없는 것 같습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07~11년의 5년 상대생존율이 93~95년 대비 27% 가까이 증가했다는 점입니다. 약간은 설레는 심정으로 위암 극복이라는 희망의 싹이 움트는 현장을 찾아가 보았어요! 바로 강북삼성병원 소화기암센터 위암클리닉입니다.
먼저 위암 클리닉에서 수술을 책임지고 있는 소화기외과 류창학 교수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강북삼성병원 위암 클리닉은 소화기내과 교수 3명, 소화기외과 교수 2명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소화기내과는 내시경 검사와 위암 진단을 맡고 있습니다. 아주 초기인 경우에는 ‘내시경적 점막 절제술’이라는 비수술적인 시술로 직접 치료도 합니다. 내시경 치료의 적응증을 넘어서는 경우 소화기외과에서 수술을 합니다. 손병호 교수와 합쳐서 1년에 200례 가까운 수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개인적으로는 통산 2000례가 넘습니다.”
예전에는 소화기내과에서 먼저 내시경 검사를 하면서 적응증에 해당하면 내시경 절제술을 하고 그렇지 않으면 소화기외과로 넘겼다면, 지금은 내시경 치료를 할지 수술을 할지 처음부터 같이 통합적으로 판단하고 결정한다는 설명이 이어졌습니다.
류 교수의 설명에서 개별 분과의 울타리가 아니라 환자를 중심에 놓겠다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는데요!
위암클리닉은 항암치료와 방사선치료에서도 다학제 협진이 적극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소화기 암센터의 혈액종양내과와 방사선종양학과 의료진까지 참여하는 협진 회의를 정기적으로 열어서 특수한 케이스의 치료 방침을 토의, 결정하고, 항암 화학요법의 경우 이제껏 소화기외과에서 주로 담당하다가 최근에 혈액종양내과가 합류했습니다.
자, 그렇다면, 전문가를 제대로 만났으니, 위암은 도대체 어떤 녀석인지 물어봐도 될 것 같습니다!
“여전히 발생률과 사망률 모두 위협적인 암입니다. 초기에는 아주 착하지만, 조금만 진행되면 정말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예후가 나쁩니다.”
설명을 들으니 결코 만만치 않은 암이라는 얘기 같았는데요. 그럼 치료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앞서 언급했던 내시경적 점막 절제술은 적응증이 제한적입니다. 아주 초기로, 크기가 2㎝ 미만이고 궤양이 동반되지 않으며 성질도 순한 경우 등에만 시행합니다. 결국 주된 치료는 수술입니다. 예전에는 조기든 진행성이든 모두 15~20㎝ 정도 개복했지만, 요즘은 2기 진행성까지 복강경 보조 절제술이 대다수입니다. 강북삼성병원은 적응증이 되는 3기 초까지도 복강경으로 하고 있었습니다.
위 절제라는 말을 들으니, 얼마나 절제하는지, 모두 절제해도 문제가 없는지 궁금해 집니다!
“위암 수술은 위를 아래쪽으로 2/3 절제하는 아전(亞全)절제와 모두 절제하는 전(全)절제, 두 종류가 있습니다. 초기인데 위의 2/3를 절제한다고 하면 환자들이 상당히 많이 놀랍니다. 그렇게 많이 절제하는 이유는 바로 안전거리 때문입니다. 위를 많이 남기고 싶다고 병변 바로 근처에서 절제하면 위험합니다. 반드시 재발합니다. 재발하면 나머지 위도 어차피 절제해야 합니다. 암세포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여유 있게 간격을 두고 절제해야 합니다. 대개 위아래로 4~5㎝의 여유를 둡니다. 따라서 암이 중부나 하부에 있으면 2/3를 절제하는 아전절제를 하고, 상부에 있으면 위쪽에 여유가 없어서 초기라도 위 전체를 절제하는 전절제를 해야 합니다.”
“최소 침습 수술이라고 하면 위를 조금만 자르고 더 많이 남기는 줄 아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몸 안에서 절제되는 범위는 개복술이나 복강경 수술이나 모두 같습니다. 둘의 차이는 몸 바깥의 절개 범위입니다. 복강경 수술은 작은 구멍 몇 개로 기구를 넣고 위를 절제한 다음 피부를 4~5㎝ 절개해서 끄집어냅니다. 개복을 하면 출혈과 통증, 합병증이나 유착 등의 문제가 있기 때문에 피부 절개 범위가 작은 복강경 수술이 그만큼 유리합니다.”
아무리 치료와 재발 방지가 우선이라지만, 위를 전부 절제해야 한다는 통고는 환자에게 참담한 충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살아남는 것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삶의 기본 전제라서 더욱 소중합니다. 생존에 대한 열망은 사실 그보다 훨씬 강렬한 생활에 대한 갈구에서 비롯된 결과입니다. 그럴진대, 아무리 정답이라지만,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희생으로 딱 잘라 못 박는다고 환자가 쉽게 수긍할수 있을까요? 또 의사는 할 일이 끝난 것일까요?
역시 류 교수는 거기에서 멈추지 않았습니다.
한편으로 ‘위가 없어도 살 수 있나요?’라는 책을 펴내서 환자의 불안과 걱정을 다독이고, 다른 한편으로 ‘소장낭 간치술’이라는 최신 수술 방법을 도입해서 좋은 성적을 보이고 있습니다. 소장낭간치술은 위 전체를 절제하지 않고 아래쪽 1/3을 남긴 다음 소장을 위 모양으로 만들어서 식도와 위 사이에 끼우는 수술입니다. 류교수는 섭취한 음식을 보관하는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전절제술과 비슷한 치료 성과를 거둬서 국제학회지에 보고하기도 했습니다.
이제까지 위암이 무엇이고 치료는 어떻게 하는가를 간략하게 살펴봤지만, 환자와 가족에게 가장 절실한 정보는 뭐니 뭐니 해도 어느 병원에 가야 하느냐의 문제 일 것 같습니다. 병원을 선택하는 기준과 고려할 점은 무엇일까요? 그냥 이름난 대형병원에 가면 되는 걸까요? 류 교수에게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보았습니다.
“모든 환자가 대형병원으로 몰리는 것은 환자 본인에게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첫째, 장기간 대기와 지연을 감수하고서라도 암은 무조건 대형병원으로 가야 한다고들 하지만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암은 예측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진단을 받았으면 멀리 갈 것 없이 주변에서 수술이 가능한 병원을 찾아 신속하게 진행하는 편이 더 좋습니다. 지방 환자가 반드시 서울에 올 필요는 없습니다. 대형병원이니까 아무래도 더 낫겠지 기대하는 측면도 있는데, 가이드라인이 확립되어 있고 수술 술기도 평준화됐기 때문에 큰 차이가 있지는 않습니다.”
희귀 난치성이거나 복잡한 중증 질환이라면 모를까, 평범한 위암이라면 순서를 기다리다가 병을 키우기보다 빨리 치료를 진행하는 쪽이 더 합리적으로 보였는데요! 그 뿐만이 아니었습니다.
“둘째, 암으로 진단되면, 환자로서는 경황이 없고 대형병원으로서도 세세하게 일일이 챙겨줄 여유가 없습니다. 자기 병이 무엇이고, 치료는 어떻게 이루어지며, 환자는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대로 알아야 병을 빨리 이길 수 있습니다. 자세한 설명을 차분히 들을 수 있는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환자는 줄줄이 컨베이어에 실려 운반되는 제품이 아닙니다. 병원마다 너도나도 신속한 진료를 말하지만, 정작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바로 이 점입니다. 친절, 존중과 배려도 질 좋은 의료의 주요 평가 요소입니다. 환자가 질문이 많은 것은 불안해서 답답한 탓일 테니 궁금할 만한 것까지 미리 다 설명해 주겠다는 자세는 바로 이것들이 갖춰졌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물론 현실화되려면 마음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가용 자원과 시스템이 갖춰져야 한다는 점을 따로 말할 필요도 없을 것 같습니다.그렇다면 이런 잣대를 기준으로 했을 때 강북삼성병원 위암 클리닉의 특장점은 무엇일까요?
“첫째, 소화기암센터는 ‘1-3-7 시스템’, 즉 진료 후 1일 내 확진, 3일 내 수술, 수술 후 7일 내 퇴원이라는 방식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체계적이고 긴밀한 진료 프로세스를 갖췄기 때문에 대학병원의 수준 높은 진료를 신속하게 제공할 수 있습니다.
둘째, 자기 병이 무엇이고 병세가 어떠한지, 수술이 결정되면 수술 과정, 수술 후 일정 등을 자세하게 들을 수 있습니다. 특히 수술 전 면담은 1시간이 넘게 진행됩니다. 아마도 대형병원 환자가 가장 아쉬워하는 대목일 것입니다. 빠른 절차뿐 아니라 자세한 설명과 친절한 배려까지 제공한다고 자부합니다.
셋째, 일부 대형병원은 재발이나 말기암 환자에게 입원 치료와 케어를 제공할 여력이 없습니다. 새로운 수술 환자가 계속 몰려들기 때문입니다. 진료를 받아오던 곳이지만 정작 도움이 절실한 마지막 순간에는 손을 내밀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우리 병원은 처음부터 끝까지 책임을 진다는 자세로, 호스피스에 준하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솔직하게 말해서, 어떤 암이든 묻지도 따지지도 말고 무조건 대형병원을 선택해야 겠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류 교수의 말을 듣다 보니 내실과 합리성이라는 새로운 안목이 생겼습니다.
위암 클리닉을 떠받치는 또 하나의 기둥은 소화기외과 손병호 교수입니다. 활력이 넘치고 추진력이 있어 보이는 첫인상 때문에 드디어 드라마에서 보던 전형적인 외과 의사를 맞닥뜨리는가 해서 내심 긴장했지만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기우였다는 것을 알게됐어요
손 교수의 강렬한 에너지는 상대방을 위압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든든해서 내 몸과 운명을 믿고 맡길 수 있겠다는 안도감을 주는 긍정적인 에너지였습니다. 사실 환자로서는 이것만으로도 일단 합격점을 주고 싶지 않을까요?
먼저 수술 이야기로 인터뷰를 시작했습니다. 손 교수는 1년에 100례 가까운 위암 수술을 하는데 그 중 80% 이상을 복강경 보조 위절제술로 시행한다고 했습니다.
“조기 위암뿐 아니라 일부 진행성 위암도 복강경 수술로 하고 있습니다. 또 림프절은 긁어내는 것이 아니라 통째로 떼야 하는데 그럴 자신이 있다면 복강경으로 해도 문제가 없습니다. 물론 림프절 절제나 진행성 위암 수술은 복강경 술기가 뒷받침돼야 합니다. 국내에서 최초로 복강경 보조 위절제술을 한 것이 2001~2년 무렵인데 제가 2004년 12월부터 시작했으니까 그리 늦은 편이 아닙니다. 삼성서울병원보다도 앞섭니다.”
복강경 수술의 장점은 통증이나 미용 문제도 있지만 무엇보다 면역력 저하가 덜하다는 점입니다. 면역력이 높을수록 암이 잘 파괴되고 수술 예후와 회복도 좋고 빠릅니다. 하지만 수술할 때 개복술보다 시야가 좁아서 문제가 생기지 않을까하는 걱정도 들었습니다.
“아닙니다. 모니터로 확대 영상을 보면서 수술하니까 시야 확보가 더 잘됩니다. 혈관 주위로 임파선이 지나가는데 혈관이 더 크고 선명하게 보이니까 절제 경계선을 확실하게 파악할 수 있습니다. 다만, 복강경 수술 기구가 직선형이라서 꺾는 관절 운동이 제한되고, 기구를 계속 들고 있으면 아무래도 피로감이 있는데, 이런 문제를 해결한 것이 바로 로봇수술 입니다.”
그렇다면 수술 성적은 어떨까요?
“이미 2010년 심평원 평가에서 수술 사망률 0%로 1등급을 받았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최근 5년간 수술로 사망한 환자가 1명도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재수술이 필요한 합병증이 발생한 환자도 3년 전에 1건이 있었을 뿐입니다. Big 4니 5니 하는 대형병원보다는 규모와 환자 수가 적지만 대신에 환자 한 명 한 명에게 좀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기울일 수 있었던 덕분이 아닌가 합니다.
대형병원의 교수가 하루에 예닐곱 건의 수술을 한다고 해도 실은 혼자서 다 못합니다. 결국 전임의나 전공의 등 누군가에게 일부 과정을 맡길 수밖에 없죠. 하지만 우리 클리닉은 교수들이 수술의 전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합니다. 상대적으로 부하가 적어서 그럴 수 있고, 맡길 사람이 없어서 그럴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가 대형병원보다 양에서는 뒤지지만 질에서는 못지않고, 세세하게 신경을 쓰는 점에서는 오히려 앞선다고 자부합니다. 그러니 성적이 좋은 것이 당연합니다.”
손 교수가 환자를 얼마나 진심으로 대하고 배려하는지 잘 보여주는 사례가 하나 더 있었습니다. 사실 환자나 가족이 가장 목말라하는 것은 병세, 치료 계획과 결과 등에 관한 정보와 설명입니다.
하지만 너무도 익숙한 현실의 풍경은 정반대입니다. 환자는 알 듯 모를 듯한 설명에 몇 번 고개를 끄덕이다 시간에 쫓겨 허겁지겁 나오기 일수입니다. 곁눈질로나마 컴퓨터 모니터의 영상을 보지만 해독은 불가능한 것이 사실입니다. 목구멍까지 질문이 차오르지만 쉽게 내뱉지는 못하고 잘해주겠지, 좋아지고 있겠지, 막연한 기대는 갖지만 답답증을 그대로 안고 병원을 나가는 것이 다반사입니다.
하지만 손 교수의 진료실 풍경을 보니 조금 다릅니다. 책상에 부착된 버튼 하나만 딸깍하면, 실내 조명등이 모두 꺼지는 동시에 모니터의 영상이 대형 TV만큼 확대돼서 벽면에 비치고, 환자와 보호자는 마치 스티브 잡스의 프레젠테이션을 보듯이 벽면의 확대 영상을 보면서 손 교수의 설명을 듣습니다.
손교수의 진료실에 들어오니 지금 이 순간만은 오로지 나만을 위한, 나만의 의사라는 느낌이 물신 들었습니다. 편안하게 몰입해서 차근차근 설명을 듣고 나면 불안과 답답함이 한결 사그라들 것 같았고,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도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환자의 일상을 관리해야겠다는 필요성을 자각하고 유도할 수 있 관리 요령을 교육하는 데도 효과 만점인 환경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이 시스템은 손 교수가 개인적으로 비용을 들여서 설치한 일명 3P 즉 환자(Patient)에게 프로젝터(Projector)를 이용해서 프레젠테이션(Presentation)하는 시스템 입니다. 기술적으로는 새로운 것이 없다지만, 환자를 위해 무엇을 더 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한 결과물을 실현해 낸 점은 높이 살만하지 않나요?
"위암에는 걸리기 싫다. 하지만 강북삼성병원 위암 클리닉은 꼭 기억해 두고 싶다"는 생각으로 두 분과의 인터뷰를 마치고 나왔습니다. 나에게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의사를 찾고 싶은 마음은 모든 환자분들이 갖고 있는 생각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분들께 이 인터뷰가 도움이 되길 바라며, 다음 닥터스 스토리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