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암 발병율이 높아지면서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우리 국민들에게 흔히 나타나는 다섯가지 암에 대하여 무료로 검진을 해주는 국가 암검진을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포함되는 암은 위암, 대장암, 간암, 유방암, 자궁경부암.
이중 여성에게만 해당하는 자궁경부암의 경우 30세 이상의 여성은 2년에 한번씩 무료로 검진을 받을 수 있으며, 국가 암검진을 통해 암을 진단 받으면 치료비 일부를 지원 받을 수도 있다.
현재 자궁경부암은 우리나라 여성들에게 일곱 번째로 많이 발생하는 암으로 매년 약 4천명이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과 함께 3대 부인암으로 분류되는 난소암은 여성들 중 발병율 10위로 매년 약 2천 명이 발병하고 있다.
‘부인암’이라 불리지만 미혼 여성이라고 안심할 수 없는 세가지 암의 진단과 치료에 대하여 이 분야의 권위자인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김우영 교수의 이야기를 들어 본다.
조기 진단이 쉽고 완치율이 높은 자궁경부암, 초기 증상이 없어 조기진단이 어려운 난소암
우리나라에서 유독 인구대비 발병율이 높은 자궁경부암은 HPV(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주된 원인으로, 암 중에서 드물게 명확한 원인이 밝혀진 암이기도 하다. 성교 후 가벼운 질 출혈이 흔한 증상이며, 진행되면 배뇨 곤란, 혈뇨, 직장 출혈, 요통 등이 동반된다. 발병율이 높지만 일찍 발견하면 그만큼 완치율도 높은 자궁경부암의 조기 진단은 어떻게 하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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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궁경부암의 조기 발견 검사법으로 현재까지 가장 많이 시행되는 것은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pap smear test)로, 작은 솔 등으로 자궁경부의 세포를 체취하여 현미경으로 관찰하는 방법입니다. 하지만 세포진 검사는 암을 놓치는 확률이 높게는 50%까지 되기 때문에, HPV 검사를 병행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입니다.
바이러스 검사 결과 음성이면 99.9% 자궁경부암이 없는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습니다.”
김우영 교수가 기존 세포진 검사에 더하여 진단 정확도가 훨씬 높은 HPV 검사를 추가로 받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HPV검사법은 세포진 검사와 동일하다.
조기 발견이 용이하고, 진행 속도가 더딘 자궁경부암과 달리 난소암은 초기 증상이 없고 조기진단 또한 어려워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난소암은 초기에는 증상이 거의 없고, 어느 정도 진행된 상태에서도 통증이나 출혈 등의 증상 없이 배가 불러오거나 소화가 안 되는 정도의 증상 밖에 나타나지 않는다고 한다.
“난소암의 조기 진단을 위해서는 여러가지 방법이 시도된 바 있지만, 아직까지는 비용대비 효과적인 진단법이 알려져 있지 않습니다. 자궁경부암은 자궁경부 상피내 종양이 암이 되기까지 약 5-7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초기나 중간 단계에서 발견하여 치료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반면 난소암은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고 진행속도 또한 빠르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매우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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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기 진단이 어렵다 보니 진행된 난소암은 치료 후 5년 생존율이 40%에도 미치지 못한다. 어떻게 해야 난소암을 조금이라도 빨리 발견할 수 있을까? 김우영 교수는 최소한 1년에 1-2회는 정기적으로 산부인과에서 질 초음파 검사를 받을 것을 권고하며,
“문제의 소지가 있을 경우 보조적으로 CA125나 CA19-9 등의 종양 표지자(tumor marker) 검사를 시행하여 난소암 진단에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고 답한다.
종양표지자(tumormarker)란 종양이 원인이 되거나 종양에 대한 반응으로 체내에 생성된 물질로서, CA125와 CA19-9가 이에 속한다. CA125는 난소암이나 자궁내막암 등이 발병했을 때 생기는 고분자 당단백이며, CA19-9는 당지질의 일종이다. 두 물질 모두 부인암 외에 소화기암 등이 발병했을 때에도 수치가 증가한다.
이 밖에 자궁경부암, 난소암에 비해 발병율이 낮은 자궁내막암의 초기 증상은 질에서 출혈이 생기는 것이다.
조기 발견 시 완치율이 높기 때문에 증상이 있을 경우 두고 보기보다는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 보아야 한다.
부인암은 생식기관에서 발병하는 암이기에 임신 능력에 문제가 생기지는 않을지 궁금하다.
“초기에 발견하는 경우에는 가임력을 보존하는 수술을 통해 안전한 치료가 가능합니다. 최근에는 부인암 환자들의 연령대가 낮아지는 추세이기 때문에 향후 출산을 준비해야 하는 젊은 여성들은 특히 조기 검진에 신경을 쓸 필요가 있습니다.”
김우영 교수가 조기 진단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한다.
부인암의 치료: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 단일공 복강경 수술부터최첨단 로봇수술까지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모두 기본적인 치료는 수술이다. 수술로 종양을 제거한 후 병기에 따라 보조적으로 항암치료와 방사선 요법을 병행하기도 한다. 자궁경부암의 경우 조기 발견 시 수술이 용이하지만, 진행이 많이 된 경우에는 수술을 하지 않고 항암치료와 방사선 요법만 실시하기도 한다.
상태가 심하지 않은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은 복강경 수술을 시행하게 된다. 복강경 수술은 개복 수술과 달리 몸에 지름 5-10mm의 구멍 네 개만을 뚫고 하기에 수술 과정에서의 합병증 위험과 수술 후 통증도 적고, 회복 기간 역시 개복 수술에 비해 훨씬 짧다. 난소암은 1~2기 정도의 초기에 복강경 수술이 가능하다. 하지만 70% 정도가 3기까지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기 때문에,개복 수술이 중심이 된다.
“현재 국내에서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의 수술은 50% 이상이 복강경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우리 병원에서도 그 두 가지 암에 대해 개복 수술을 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자궁근종 등 암이 아닌 여타 산부인과 질환에서는 구멍 하나만으로 수술을 하는 단일공복강경 수술이 자주 활용되고 있다. 오랜 기간 복강경 수술을 집도해온 김우영 교수는 단일공복강경 수술의 스페셜리스트이기도 하다.
“단일공 복강경 수술은 배꼽을 관통하는 2.5cm의 구멍 하나만 절개하기 때문에 흉터가 거의 남지 않는 것이 장점입니다. 하지만 술기가 다공복강경보다 훨씬 까다롭기에 의사에게 숙련도가 요구됩니다.”
젊은 여성들은 특히 수술로 인해 몸에 흉터가 남는 것에도 민감할 터. 김우영 교수는 최근 들어 환자들이 단일공복강경 수술에 대해 미리 알고 와서 이를 요구하는 경우도 많다고 이야기한다. 현재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는 양성 질환의 90% 이상을 단일공복강경 수술로 치료하고 있다.
강북삼성병원은 최첨단 복강경수술이라고 할 수 있는 로봇수술을 시행하고 있으며, 양성종양은 물론 자궁경부암과 자궁내막암의 로봇수술을 성공적으로 실시한 바 있다. 의사가 자신의 팔로 직접 할 때보다 복강경 기구를 훨씬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고, 수술 중 수술 부위를 더 선명하게 확대해 볼 수 있는 것이 로봇수술의 장점이다.
하지만 부인암의 성공적인 치료를 결정짓는 것은 첨단 장비보다는 수술을 주도하는 의료진의 긴밀한 팀웍이다. 여기에 강북삼성병원의 진정한 강점이 있다. 진행된 난소암은 종양이 난소 부근에만 있는 것이 아니라 상복부, 심한 경우에는 간까지 전이되어 있을 때도 있다.
수술 중에 대장이나 소장을 잘라내고, 횡격막을 열어 심장 옆의 임파선을 떼어내야 할 때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난소암수술에는 산부인과뿐만 아니라 외과, 흉부외과, 비뇨기과 등 4개과 의사가 함께 수술에 임해야 하는 경우가 잦다.
“난소암 수술은 여러 과가 한 팀이 되어 접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면에서 우리 병원은 다학제 팀웍이 매우 잘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렇듯 각 분야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수술진의 목표는 종양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것.
“종양을 절제하는 기준이 갈수록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제가 학생 때였던 20년 전에는 남아 있는 종양이 2cm 이하여야 한다고 배웠지만 10년 전에는 1cm로 바뀌었고, 지금은 육안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로 깨끗해야 생존율이 높다는 것이 입증되었습니다. 우리 병원은 여기에 입각하여 최대종양 적출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김우영 교수가 강북삼성병원의 뛰어난 치료 수준에 대해 자신감을 표현한다.
부인암의 예방
조기 진단과 성공적인 치료보다 더 중요한 것은 아예 암에 걸리지 않는 것. 김우영 교수에게 부인암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물었다.
“자궁경부암은 원인이 인유두종 바이러스인 만큼 유일하게 예방백신이 존재하는 암이기도 합니다. HPV 백신 주사를 맞으면 자궁경부암 발병 위험을 70% 이상 줄일 수 있습니다.”
김우영 교수는 좀더 일상적인 차원에서 자궁경부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비만과 흡연을 피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또한 HPV의 주된 감염 경로가 성접촉이다 보니 자궁경부암은 다수의 성관계 파트너가 있을 경우 발병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부 고위험군에 국한된 경우지만, 난소암의 예방법으로는 난소 절제가 있다.
“난소암은 BRCA-1과 BRCA-2 등의 변형 유전자를 가진 경우 발병율이 약 50%로 매우 높습니다. 두 유전자 중 하나를 가지고 있으면 난소암뿐만 아니라 유방암의 발병 확률도 커집니다. 가족력을 따져 유전자 테스트를 하고, 해당 유전자를 보유한 것으로 밝혀질 경우 출산이 끝난 여성들은 예방 차원에서 양쪽 난소를 절제하는 것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김우영 교수가 할리우드의 여배우 안젤리나 졸리를 예로 든다. 안젤리나 졸리는 자신이 BRCA-1유전자를 가진 것을 확인한 후 암 예방 차원에서 유방 절제술을 받아 화제가 된 바 있다. 어머니를 난소암으로 잃은 졸리는 향후 난소 절제술을 추가로 받을 계획을 언급하기도 하였다.
한편 출산 경험과 피임약 복용은 난소암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난소에서 계속 배란이 이루어지면 난소 표피에 미세한 상처가 생깁니다. 그런 자극과 치유 과정이 반복되다 보면 난소암 발생에 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임신 및 출산 경험, 피임약복용 등으로 인해 배란 기간이 줄어든 표본집단에서 난소암 발생율이 떨어지는 것도 그런 이유 때문인 것으로 추정됩니다.“
더 안전하고 확실한 부인암 치료법을 위해 끊임없이 연구하다.
-수술부위 지혈시 전기소작술 대신 지혈제제 사용을 통해 난소기능손상 최소화
김우영 교수가 산부인과 전공의를 시작한 것이 1999년. 15년이 넘는 시간 동안 다양한 사례의 산부인과 질환 및 부인암 환자를 진료하고 수술해온 김우영 교수는 “지금보다 더 안전하고 확실한 부인암 치료 방법을 찾는 것이 의사로서의 궁극적인 목표” 라고 말한다. 이러한 사명감과 목표가 있기 때문일까. 김우영 교수는 연구분야에서도 주목할만한 성과를 이루고 있다.
지난해 김우영 교수는 난소 종양 수술 시 기존의 전기소작술 대신 지혈제제를 이용하면 난소 기능 보존에 효과적이라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대한 김 교수의 논문은 영국 옥스포드 대학에서 발행하는 저명한 산부인과 저널 ‘휴먼 리프로덕션(Human Reproduction)’에 실리며 세계 산부인과 학계의 관심을 모으기도 하였다.
난소의 양성 종양을 제거하는 수술을 한 후에는 수술 부위를 지혈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전기소작술은 절제 부위를 전기로 지지는 방식이다. 쉽게 말해 상처 부위를 태워 피를 멎게 하는 것이다. 이 경우 난소가 필요 이상으로 손상되고, 난소 기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폐경이 너무 일찍 찾아오거나, 시험관 아기 시술에 필요한 난소 과배란 반응이 잘 일어나지 않았던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방법을 찾던 중 김우영 교수는 절제 부위에 지혈제제를 이용하는 방법을 시도하였다. 수술 부위에 2분 정도만 발라주면 지혈이 완전히 멈추기 때문에 난소를 태우지 않고도 전기소작술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는 방법이었다. 결과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수술 3개월 후의 결과를 비교해 보았더니 전기소작술을 사용한 환자군에서는 난소기능이 평균 41% 저하된 것에 비하여 지혈제제를 사용한 환자군에서는 16% 밖에 저하되지 않았습니다.”
이후 김우영 교수는 연구 결과를 토대로 난소 종양 수술 시 지혈제제를 사용하고 있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차이를 비교하기 위하여 연구를 계속 중이다. 이러한 연구 과정은 후에 김우영 교수가 말하는 “더 안전하고 확실한 부인암 치료법”을 찾는 밑거름이 되리라 기대된다.
이처럼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이 더 나은 치료법이 속속 시도되고 있음에도 자신의 질병을 지나치게 비관적으로 받아들이는 환자들, 특히 암 진단을 받은 경우 치료 자체를 거부하는 환자들도 간혹 있다고 한다. 김우영 교수는 이를 안타깝게 여기며, 최선을 다해환자를 치료할 뿐만 아니라 환자가 치료에 대해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해주려고 노력한다고 이야기한다. 치료에 대해 긍정적인 생각, 희망을 주기 위해 그가 무게를 두는 의사로서의 덕목은 바로 ‘신뢰’다. “의사가 환자에게 신뢰감을 줄 수 있고, 이를 토대로 환자와 의사가 서로 믿고 소통하는 것이 치료에 있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김우영 교수가 자신의 의술과 함께 전하는 희망과 믿음은 암을 치유하는 또 다른 치료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