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암, 폐암, 간암, 대장암, 췌장암...
암이 인류사회에 거대한 재앙으로 부각된 이후로 많은 암들이 발견되고, 거기에 맞는 치료법들이 개발되어 왔다. 암을 치료하는 방법에는 수술요법, 항암 화학요법, 방사선 치료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고 이들 치료는 암세포를 억제하거나 사멸하는 방식을 사용하고 있다. 초창기에 비해 암 치료법도 다양하고 정교해졌지만 암세포를 중심으로 하는 치료법에는 큰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암에 대한 비밀이 하나 둘 풀리면서 기존 치료법과는 다른 새로운 치료법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암 조직은 크게 두 가지 세포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하나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암세포이고, 또 다른 하나는 이들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돕는 기질세포이다. 기존의 암 치료 방법은 암세포 자체만을 억제하거나 사멸을 유도하는 방향이 주를 이뤘으나 최근 들어 암 조직 내 기질세포들, 특히 기질세포의 뿌리가 되는 중간엽 줄기 세포(MSC)가 암세포의 성장과 전이를 돕는다는 결과가 밝혀지면서 새로운 전개를 맞이하고 있다. 즉, 암 조직 내 중간엽 줄기세포를 통제하는 것이 성공적 암 치료에 도움이 될 것으로 예측되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성균관의대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성체줄기세포연구소 이교원 교수, 조정아 박사팀은 중간엽 줄기세포에 의한 암 세포의 증식 및 전이 증가가 고온열치료법(Hyperthermia)에 의해 저해될 수 있음을 국내 처음으로 증명하였다.
연구팀은 지방과 양수에서 채취한 중간엽 줄기세포에 각각 고온열치료법(항암치료의 보조요법으로 인공적으로 신체의 중심 온도를 약 43도까지 올려 치료하는 방법)으로 45분간 43도 가열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으로 나눠 이때 분비되어 나온 기질 분비물을 유방과 난소에서 채취한 암세포에 처리하였다.
그 결과 일반 배양액(CN)과 고온열치료법을 사용하지 않은 그룹(NS)보다 고온열치료법을 사용한 그룹이 암세포의 세포 증식력이 현저히 낮게 나타났다.
또한, 퍼져있던 암세포 핵이 응집되어 붕괴되는 양상도 보였다.
이 결과는 지난 15일 미국 암 연구 분야 권위지인 “암(Cancer)"지 최신호에 발표되었다.
이교원 교수는 “지금까지의 화학요법 등 암 치료는 암 실질세포에만 초점이 맞춰졌으나, 이번 연구를 통해 암세포를 지지하는 줄기세포를 치료에 응용할 수 있는 기반이 이루어졌다.”라고 강조했다. 또한, “이는 암 치료 방식에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는 의의가 있으며, 중간엽 줄기세포에서 나온 어떤 분비물이 암을 전이시키고 억제시키는지 밝혀내는 것이 차후 과제다”라고 밝혔다.